일시적인 애국자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애국심이 흐르고 있는듯.
나이가 들면서 뉴스를 즐겨보게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 준비를 하면서 TV를 틀어 놓곤 하는데, 항상 뉴스 채널로 맞춰둔다.
간밤에 어떤 사건, 사고가 있었는지도 궁금하지만 아침 뉴스를 즐겨보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오늘의 날씨'를 보기 위해서...ㅎㅎㅎ
어쨋든, 뉴스를 틀어 놓고 욕실에 들어가 씻고 있으면 제대로 들리진 않지만 이슈가 되는 소식이
어떤 것인지 가늠을 해 볼 수 있다.
최근에 이슈는 역시나 정치권 소식이다.
참... 아쉽다.
이런 뉴스를 보고 관심을 둬야 된다는 자체가...
솔직히 계엄령이라는 단어를 뉴스에서 들었을 때는 겁도 났었다.
이건 과거 교과서나 아님 영화에서나 봐왔던 단어였기에...
그런데 실제로 TV에 무장을 한 모습의 군인들이 뛰어 다니고 있고, 국회 앞에는 헬기가 날아다니는 모습.
정말 요즘 같은 시대에 상상이나 해 봤던 모습이었을까?
아니...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실제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삶의 터전에 폭탄이 터지는 전쟁이 일어나는 곳도 있긴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의 모습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질거라곤 애초에 내 머릿 속에는 없었던 그림이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우리나라에도 그 모습과 동일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어쨋든 전혀 상상해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버젓이 화면에
송출되고 있었다. 정말 기가 막혔다.
그리고 무서웠다. 그 당시에는 정말... 움찔한 기분도 들었었다.
'이러다 정말 무슨 일 일어나는거 아닌가?'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 갈 수 있는건 아닌가? 무슨 잘못을 한건 없는데...'
순간이었지만, TV를 보는 동안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들도 스쳐지나긴 했었다.
아니, 스쳐지나갔다기 보다는 한동안 뇌리에 남아있는 듯 했다.
그래도 다행이 두 세시간이 경과한 후에 계엄령이 해제되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딱히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나 폭력을 가한 건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안심이 되고 혼자 방 안에서 박수를
쳤던 기억도 난다.
'이제 살았다!' 라는 어이없는 안도감과 함께...
벌써 계엄령이 선포되고 끝난지도 3~4개월이 다 되어간다.
솔직히 피로감이 쌓이는 것 같다. 지쳐온다.
어떤 결정이든 빨리 판결이 났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갈라진 분단국가가 아닌 것 같다.
그 쪼개진 남한이라는 덩어리에서 또 한 번 좌파, 우파... 아니 어쩌면 중간이 안 보이는 극좌, 극우 세력으로
다시 한 번 이념이 분단된 국가가 된 듯 하다.
남북한도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갈라져 있는 마당에...
이 작은 땅덩어리 안에서 또 다른 이념으로 갈라지다니... 씁쓸하다.
분명 나 역시도 좋아하는 정치색이 있다. 나 뿐 아니라 소위 말하는 중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 역시도 일정
부분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색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너무 심하단 생각에 안타깝다.
특히, 정치인들을 보면 그 사안에 대해 토론을 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는 정말 1도 없는 것 같다.
그냥 주구장창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대변해 나가는 모습인 듯 하다.
겉으론 국민이 주권이고, 국민을 위해서 이 사안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
무조건 그들의 구호 앞에는 항상 '국민'이 우선시 되어 지고 있지만,
정작 내가 보기엔 '국민'은 가장 후순위에 두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것도 제일 마지막...
아니 어쩌면 그들 눈에는 '국민의 삶' 따위(정말 이런 표현 까지는 쓰고 싶지 않았지만...)는 안중에도 없다고 느껴질 때도 많았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하라고 시켜 놓은 사람들인데...
왜 그 자리에만 가면 괜찮다고 생각되었었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이상하게 변해가는지 모르겠다.
아마 '권력의 맛'에 빠져서 그런거겠지?
선거철에만 일시적으로 국민들...
아니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들에게 알랑방구를 뀌면서 아양을 떠는 한심한 예비 권력자들...
이런 사람들을 보면 가끔 이 분의 말씀(?)이 떠오르기도 한다.
과거 대선 유세를 하면서 과감하고 자신있게 던진....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겠다는...'
아직 그 분의 손가락은 멀쩡한 듯 하다. 아니 눈에 띌 만큼 멀쩡하다.
그리고 유세장에서 자신있게 내뱉은 말은 그냥 내뱉은 침과 같이 사라져 버린 것 같다.
사과를 한다거나 왜 그 약속을 왜 지키지 못했는지에 대한 변명조차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는 듯이...
비단 저 국회의원 뿐만이 그런건 아니다. 셀 수 없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면 '지키지 못할 약속 내뱉기' 신공 하나쯤은 기본 옵션인듯...
이런걸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진짜 저 사람들은 우리 국민들을 소위 말하는 '개돼지로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진심
들기도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떳떳하고 당당하고 해맑은 웃음을 띠면서 국민들 앞에 다시 설 수 없을텐데... 전혀 그렇지 않은걸 보면 아마 '사람이 아닐 수 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얘기가 엄청 길어졌는데, 이러한 이유들이 내가 요즘 좋아하는 뉴스를 마주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된 것이다.
그걸 보고 있으면, 그냥 힘도 빠지고 우울해지고 무기력한 기분이 들어서.
일부러 피하려고 한다.
이제는 '계엄'이라는 단어 자체도 무섭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계엄'을 '계몽'이라는 말로 장난을 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봐줘야 할지도 어려운것 같다.
내 상식이 100% 다 맞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실제 있었던 행위나 단어에 대해서 말도 안되게 숨기려 한다거나 언어 유희처럼 희화화 하려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정말 실소가 터져 나온다.
몇 년 전부터 'K(케이) - ㅇㅇ' 라는 명칭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단어이기도 했다.
'K팝, K방역... 등등'
뉴스를 틀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사가 넘쳐나는 시절도 분명 있었다.
그 또한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세계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대한민국...
정세도 불안한 대한민국...
국격이 한 번 떨어지게 되면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그것을 이룩했던 몇 곱절 그 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들 것이다.
위로 한계단 올라서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떨어지는 건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아니 0.1초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순간이다. 그만큼 쉬운 일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분명 난 애국자가 아니다.
삼일절, 광복절에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냥 국경일은 쉬는 날로 생각할 만큼 전혀 애국적이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나라 걱정이 많이된다.
어떤 결정이 이루어질지 현 상황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단지 예측일 뿐이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그 누구도 단정지을 수 없다.
아마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아니 어쩌면 결과가 나온 이후 더 혼란스러워 질 수도 있다고들 한다.
그 때가 어쩌면 지금보다 더 혼돈의 대한민국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정말 한 가지 바라는게 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한 쪽에서는 미친듯이 엿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을테고...
또 다른 한 쪽은 세상 모든게 아름다워 보일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어느 쪽이든 간에 겸허히 수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이민을 떠나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에 살아야 되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 대다수 국민들의 현실적인 모습일 것 같다.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오면 아마 당장은 못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도 분명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에게는 또 분명 좋은 시절이 올 수도 있기에... 참고 참아내는게 인생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너무 세상의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았으면 좋곘다.
하나하나에 모든 에너지를 투입하고, 그 결과에 좌지우지 된다면 결국 손해보는 건 자신뿐이다.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고, 챙겨주지 않을 것이다.
왜냐고? 나 역시도 절망스러울 수 있지만, 또 다른 미래를 살아가야 하기에...
가족이 아닌 이상... 설령 가족이라 하더라도 언제까지 헛헛한 마음을 달래줄 순 없을 것이다.
그러니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겸허한 자세를 취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정말 머리아픈 뉴스는 이제 그만 보고, 듣고 싶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정말 가끔은 협치의 대한민국...
상대 정당을 인정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해 나갈 수 있는 대한민국 사회...
그런 훈훈한 소식들도 한 번씩 들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크나큰 소망을 기대해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