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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Nov 20. 2021

<무라카미 하루키>의 반딧불이를 읽고

반딧불이의 궤도


                                                                                             

























반딧불이의 궤도

            

   


깊은 여름 밤하늘

느티나무 어둠 속에서 무수한 잎들을 

비벼낼 때 가만가만 

주둥이를 흔들어 너를 깨운다.  

   

어둠에 뿌리내린 짧은 인내의 15분

유리벽에 부딪히며 날아오른

엷게 빛나는 은은함     

우리의 인연 같다     


너의 죽음이 그녀의 삶이 되고

그녀의 삶이 내 삶이 되고 


내 삶이 우리의 기억이 되어

저만치 서로 닿지 않는 슬픔 속에


노란 불똥 빛은 

잃어버린 시간은 되찾으려는 듯     


밤과 아침 사이

우정과 사랑 사이 

말할 수 없는 

절망과 희망의 사이에 머물다

     

손을 뻗은 내 손가락 

조금 앞에서 호를 그리며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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