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안아줄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 Sep 08. 2021

아들의 똥구멍

노트북을 켜놓고 씨름하고 있는 엄마를 보더니

뭐가 그리 심각하냐고 묻길래,

이번 주 주제는 구멍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하니

씩 웃는다.

이렇게 저렇게 써봐도 맘에 안 들어 컴퓨터를 덮고 남편과 산책을 하고 왔다.

그러자 열아홉 막내아들이 하는 말.

"엄마 내가 좀 끄적여 놨어요!"

“글이라는 것은 말이지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쓰면 되어요”라고 말한다.


처음엔 장난스럽게 접근한 거 같은데 읽어보니 좋다.


아니 이런 재주가 있었네!

역시 넌 영재야! 푸하하하





   

                                똥구멍   


               

                똥구멍은 엉덩이 사이에 있는 작은 구멍

                  그 속에는 뭐가 있는지 볼 수는 없지만 

 매일 아침 밖으로 빠져나오는 똥 덕분에 똥구멍이라고 불리는 거지     

 어지러이 나는 냄새 사이로 보이는 수박씨, 참외씨, 어제 먹었던 양식의 찌꺼기들.

                   한데 어우러져 똥이라 불리는 거지     

                           나도 마찬가지로 

               나의 팔과 다리, 머리와 손, 수박씨. 참외씨

              이제껏 먹어온 음식의 영양소들로 어우러져 

                            나로 불리는 거지          

           


매거진의 이전글 #2 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