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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Oct 23. 2021

지렁이

     


<지렁이 ..   아들씀>


눅눅한 공기에 부슬부슬 비가 오기 전부터 분주히 움직이는 부지런한 땅 밑의 가냘픈 생명들.

단단한 피부도 튼튼한 다리도 무서운 외모도 가지지 못한 땅 밑의 가여운 존재들.

불그스름하고 통통한 그 여린 살갗을 분주히 흔들며 머리로 흙을 딛고 따뜻하고 촉촉한 고향을 떠나가는 생명들 그것들은 분명히 거친 흙과 딱딱한 돌을 피해 구름을 파고 올라가 하늘로 가고 싶었으리라!





아들 녀석이 나의 노트북에 자꾸 글을 남긴다.

고3인 아들.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육중한 몸무게의 소유자인데  이런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니..

장마철 산책로 곳곳에 나와 죽은 지렁이들이  너무 불쌍하다며 슬퍼한다.

이 글을 읽으니 나도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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