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뷰] 01. 에딩턴 (Eddington)

아리애스터 │ 호아킨 피닉스, 페드로 파스칼, 엠마 스톤 │ 국내개봉미정

by Jenna
01. eddington.jpg 출처 : IMDB


○ 줄거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친 팬데믹 시기. 멕시코의 어느 작은 마을 '에딩턴'에서 보안관으로 일하고 있는 '조 크로스'는 우연히 대형 마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입장하려다 격하게 제지를 받는 노인을 구해주게 된다. 이 사건으로 시장인 '테드'와 마찰을 빚게 되지만 누군가 찍어 올린 그의 영상이 SNS에서 바이럴 되며 '조'는 순식간에 유명해진다. 작은 마을의 보안관이던 '조'는 어느새 마스크를 쓰지 않는 자들의 대변인이 되어 정치판에 나서게 되는데...


○ 영화 <에딩턴> 관전 포인트 TOP3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 애스터라는 이유로


영화 <에딩턴>은 데뷔부터 강렬한 주목을 받은 아리 애스터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이다. <유전>, <미드소마>, 그리고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 이르기까지 상실과 비극, 트라우마 등 인간 내면 가장 깊은 곳에 감춰진 심리적인 공포에 대해 낱낱이 드러내며 기이하고 기괴한 에너지로 가득 찬 멘탈릭 호러 계열 영화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는 그가 네 번째로 선택한 장르는 바로 블랙 코미디와 정치 풍자. 전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서부터 혼재하고 있던 블랙 코미디와 풍자가 전면으로 내세워진 <에딩턴>이라는 작품이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지에 대해서 궁금증을 자극한다. 게다가 전작에 이어 또 한 번 배우 호아킨 피닉스를 주연으로 내세우고 있기에 두 번째로 협업하는 두 사람의 시너지가 극 중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에 대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아리 애스터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강렬하고 폭력성이 짙은 광기의 시퀀스. 모든 금기와 상상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광기 시퀀스에 대해서도 그의 전작들을 전부 챙겨 본 팬이라면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서부극이라는 장르릎 표방하고, 정치적 갈등을 다루고 있는 만큼 영화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그 갈등이 어떻게 표출이 될지에 대해서도 연출적인 카타르시스와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2) 팬데믹으로 보여줄 대립에 대하여


영화 <에딩턴>은 가장 현대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크랭크 업 시기가 24년도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획과 집필은 팬데믹이 한참 절정에 다다랐던 21-22년도가 될 것이다. 영화에 담아내는 그 순간을 직접 겪고 체감하고,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을 예측하며 만들어진 이 영화가 보여줄 엔데믹 이후의 순간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일으킨다.


특히 영화 <에딩턴>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갈등의 중심은 바로 ‘마스크 착용’이다. 공개된 예고편에서 호아킨 피닉스가 맡은 ‘조 크로스’는 쓰고 있던 마스크를 과감하게 벗어 던진다. 그런 후, 그가 네뷸라이저를 사용하는 장면이 짧게 스쳐 지나간다. 이를 통해 그가 천식을 앓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동시에 그가 마스크를 벗어 던진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게 한다.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마스크를 쓸 수 없다. 하지만 당시를 돌아봤을 때, 사회적으로 내려지는 지침에는 오직 ‘감염병을 차단하기 위해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렇다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회가 정한 규칙을 지키기 위해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서는 안 되는 것일까. 새로운 유형의 소수자(Minority)가 탄생하는 순간인 것이다. ‘조 크로스’는 예고편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그는 가장 표면적으로는 마을이 시장인 ‘테드(페드로 파스칼)’과, 나아가서는 다수의 체제와 대립하는 존재가 될 것을 예측된다.


하지만 아리 애스터의 영화가 그러하듯, ‘조 크로스’라는 인물의 역할에 대해 ‘정말 그럴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는 예고편 중 선거에 출마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아마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메이저리티에 맞서며 소수자를 대변하는 대표자로서 기인하게 될 테다. 텅 빈 도로 위, 차를 타고 선거 유세를 펼치던 ‘조’는 자전거를 탄 한 소년에게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듣는다. 아무도 없는데, 대체 누구한테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그리고 다음 순간 조는 SNS 라브로 유세를 시작한다. 팬데믹 기간, 오프라인의 모든 활동이 통제되는 그 순간에 온라인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사회적 고립과 단절을 겪는 사람들이 유일하게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SNS였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SNS 이용 시간과 더불어 AI와 알고리즘은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실제로 영화에 대한 인터뷰를 하며 ‘디지털 식민주의’라는 말을 했는데, 이를 통해 ‘조’가 사용할 SNS와 바이럴이라는 무기가 어떤 파급력을 갖게 될지에 대하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조’가 연이어 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예고편에 등장하는데, 이 순간에도 그는 한 손에는 권총을, 다른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다. 아마 난사하는 장면을 라이브 스트리밍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통해 ‘조’가 SNS상에서 어떤 일들을 벌일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3) 가장 고전적인 장르를 가장 현대적인 이슈로


또 하나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바로 서부극이라는 장르를 차용한다는 것이다. 보안관인 ‘조’와 마을의 시장인 ‘테드’. 그리고 보기만 해도 매캐할 정도로 건조한 모래와 흙먼지가 잔뜩 일어나는 마을까지. 전형적인 서부 영화의 구조와 프레임을 표방하고 있으나, 이 영화는 내용까지 그것을 닮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서부극의 가장 큰 특성은 뚜렷한 선과 악의 대립이 있는 권선징악의 내용이라는 것이며, 등장인물들이 롤과 아키타입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을 보안관인 ‘조’는 전형적인 서부 영화의 아키타입에 따르면 법과 정의의 수호자여야 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러한가? 오히려 영화 <에딩턴> 속 ‘조’는 비록 표면적일지라도 소수자로서 다수에게 맞춰진 규칙과 질서에 맞서는 인물이다. 여기서부터 이 영화가 서부극의 스테레오 타입과 클리셰를 완전히 벗어나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가장 오래 되었고 전통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 영화 장르인 ‘서부극’에 가장 현대적이고 미래적인 디지털과 팬데믹을 접목했다는 점 역시 독특하다. 45구경 권총을 사용하고 카우보이 모자를 쓴 보안관이 스마트폰을 사용해 틱톡과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선거 유세를 하는 영화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 트레일러

https://youtu.be/oL6jZqExlIk?si=_nC4CarBKPXfQf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