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나무 Jan 17. 2023

가지 않은 길

좋아하는 시 중에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가지 않은 길>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덤불 속으로 꺾여 내려간 한쪽 길을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은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지나간 자취가

거의 같아지겠지만.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것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누구나 살면서 가보지 않은 길에는 아쉬움이 남는 법이다.

나에게도 가지 않은 길이 있다. 누군가 나의 길을 방해하고 가지 못하도록 만든 것은 아니다.

나의 용기 없음이 나를 옭아매었고 스스로 나의 발목을 붙잡았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한계 짓고 안락지대에만 머물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왜 역동적이지 못한 정체된 삶을 살았을까?

좀 더 변화무쌍한 삶을 살았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렇게 살았다면 삶이 좀 더 흥미진진해지고 좋은 기억이 남았을까? 아니면 더 큰 후회와 아쉬움이 남았을까?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선택한 길로 인해 내 인생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프로스트의 시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