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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나무 Sep 15. 2023

기도

타고르의 <기도>라는 시의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 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생의 싸움터에서 함께 싸울 

동료를 보내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두려움 속에서 구원을 갈망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유를 찾을 인내심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나 자신의 성공에서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겁쟁이가 되지 않도록 하시고

나의 실패에서도 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대다수는 고통과 절망의 시간이 다가오면 그곳에서 도망치려고 한다. 맞서 싸우고 버텨낼 생각은 하지 못한다. 도망쳐 간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처럼 위험에서 벗어나고 고통에서 도망쳐 봐야 얼마 못 가 또 다른 종류의 위험과 고통을 맞닥뜨리게 된다. 위험과 고통은 살아 있다면 늘 함께 하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말고 고통에 처해도 이겨낼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지옥 같은 세상에서 나를 지켜줄 존재는 나밖에 없다. 누군가 나를 도와줄 사람을 기다리고 기대하기보다는 스스로 힘을 갖고 자신을 수렁에서 건져내야 한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가 자신의 수호신이 되어야 한다. 누군가를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나갈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또한 성공만이 신이 주는 축복은 아니다. 실패를 통해서 신은 더 많은 깨달음과 배움을 선물한다. 어두운 밤의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성장할 수도 없고 인격적으로 성숙할 수도 없다. 지혜와 명철을 얻을 수도 없다. 밤이 있어야 낮의 고마움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매 순간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은 모두 신의 은총이자 축복이다. 그것이  두려워 회피하기보다 극복하고 인내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범사에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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