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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혜 Jul 30. 2023

돌봄 노동의 인정받는 방법

11. 오늘의 미션은 '돌봄 노동'의 가치 인정받기입니다. 여성들의 인권을 신장시킨다는 의도도 아닙니다. 단지 자신이 투여한 노동만큼의 권리를 인정받겠다는 것이지요.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그렇게 하려면 차별당하는 현실을 사회에 고발할 필요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소외당한 혹은 차별받은 가정, 직장에서의 경험담을 나눠주시면 어떨까요?


  257쪽 '무보수 돌봄 노동을 담당하는 사람 중에는 여성이 큰 비율을 차지한다.' 문장을 변용하면,

  저는 손자가 2019년 9월에 태어나면서 무보수 돌봄 노동을 담당하던 할머니 입니다. 

  딸이 올 1월에 복직하면서 수고비를 주어서 고맙게 받고 있어요. 그동안  삼남매가 작지만 모아서 용돈을 주어도 소중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으로 받았지요. 고마우냐면 수고비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친구들이 많이 달라고 요구하라는 조언도 해주었지만 담담하게 웃었어요. 


  마셜 B. 로젠버그가 지은 '비폭력 대화' 7쪽 머릿말 중간에 이런 문장이 나와요.

  "~ 할아버지는 이 '정신적' 폭력이 '육체적'인 폭력보다 훨씬 더 해롭고 간악하다고 하셨다. 정신적인 폭력은 피해자들의 내면에 분노를 일으켜서, 그 피해자들이 개인이나 집단으로 결국은 폭력적으로 나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정신적인 폭력이 육체적인 폭력에 불을 지피는 연료인 셈이다.

  이것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평화를 위한 우리의 많은 노력이 열매를 맺지 못했고, 우리가 성취한 평화도 오래가지 못했다. 먼저 연료 공급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용광로의 불을 끌 수 있겠는가?"

  8쪽에는 "할아버지 말씀대로 '우리 자신이 우리가 이 세상에서 원하는 대로 변하지' 않으면 진정한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모두는 먼저 다른 사람이 변하기만 기다린다."  


  8쪽에서 또 이런 말씀도 하시네요.

  "비폭력이란 오늘 쓰고 내일 버릴 수 있는 수단도 아니고, 또 사람들을 온순하거나 편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다. 비폭력은 우리를 지배하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대치하여 생활에 심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기적인 동기-나한테 무슨 혜택이 있는가-가 조건으로 깔려 있

. 거친 개인주의가 판을 치는 물질 중심적인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부정적인 개념은 모두 평등하고 화목한 가족, 공동체, 사회나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세상은 우리 행동의 결과이다. 오늘날 이 세상이 무자비하다면, 그것은 우리의 무자비한 태도와 행동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이 변하면 우리는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 자신을 바꾸는 것은 우리의 언어와 대화 방식을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돌봄 노동은 육체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정신적 작용이 아주 크지요. 머릿말을 쓴 아룬 간디 님은 비폭력대화협회 설립자이고요, 할아버지는 전설적인 인물 '마하트마 간디'라네요. 아룬 간디 님은 열 세살  때 인도의 할아버지와 18개월을 함께 하면서 비폭력 생활의 기본 교훈을 배우셨기 때문에 잊을 수 없답니다. 그런데 경제학 레시피를 인용하다가 웬 비폭력 대화를 운운 하느냐고요? 


  257쪽의 인용문에서 이기심과 상대방이 나를 인정해주기 바라는 마음이 다분히 녹아 있기 때문이지요. 나를 인정해주기 바라는 마음보다 8쪽의 할아버지 말씀처럼 우리 자신이 상대가 원하는 대로 변해야 해요.

나의 고생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이면 상대도 역시 자기 마음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언쟁을 하면서 벽을 쌓아요. 그럼 모녀나 고부, 부부,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철벽에 막혀 소통되지 않아요. 서로 이기심과 상대방이 나를 인정해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무장되어 있으니 될 리가 없지요.


  내가 먼저 생각을 바꿨어요. 육아의 힘든 상황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할 땐 온 몸 구석구석이 아팠어요. 그런데 불평하지 않고 손자와의 시간을 즐겼어요. 노인의 육체는 힘들었지만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우니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요. 다른 관계도 마찬가지 에요. 대신 상대방의 아픔을 인정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어요. 


  '비폭력 대화(Non Violent Communication)'의 추천사를 쓴 이 민식 박사는 4쪽에서 NVC의 핵심은 '자비로운 마음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과도 따뜻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을 때 진정한 평화와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거 에요. 대부분 NVC핵심은 안중에도 없고 나만 바라봐주며, 알아봐달라는 투정을 부린다고 생각해요.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고귀한 존재 에요. 오롯이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서 터득해야만 된답니다. 자신이 변화하면 타인을 존중하고, 존경하고, 숭상하면서 예배하는 마음으로 얼음이 물로 변하듯 놀라운 변신을 발견한답니다. 그러면 상대방의 허물이 보이지 않아요. 불편해하는 그 사람을 공감할 수 있고, 경청이 가능해져요. 변화되면 내가 평화로운데 왜 바라기만 하세요?


   5쪽 추천사 첫줄에 '진실하게 표현하고 공감하며 경청하는 관찰, 느낌, 욕구, 요청의 4단계 모델은 매우 단순하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아래로 내려와서

  '옳고 그름의 명분, 힘과 권위에 의한 질서,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이분법적 관점과는 다른 관점, 즉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 상호 존중과 기여, 상생과 통합, 협력과 평화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이렇게 변화해가는 내가 무척 대견해요.  


   물론 속이 상해서 화가 나지요. 또 나의 두 보물이 제 멋대로 행동하면 한 대 패주고 싶지만 짧은 순간에 마음을 달리하지요. 두 보물의 행동을 공감하는 대화를 전개하려고 어떤 단어를 사용하여서 어떻게 말을 잘 할까 그 궁리를 한답니다. 손주를 돌보는 행위는 계속 생각의 변화를 시도하는 나날이지요. 자신감과 자존감의 범위가 넓어지고 깊어지는 폭이 보인답니다. 


  법구경에서 읽은 기억의 한 부분을 대충 적어보자면, 

  붓다께서 브라만 제1 계급의 집에 식사초대를 받았어요. 그는 화려한 식탁을 앞에 두고 다른 계급의 언행이나 행위를 무시하는 발언을 시작했어요. 붓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브라만의 듣기 거북한 말을 경청하기만 했어요. 브라만이 마치자 붓다께서 한 마디 해도 되느냐고 묻지요. 허락을 받은 붓다는 질문합니다. 내가 잘 차려진 밥과 반찬을 먹지 않으면 그대는 어떻게 하느냐고요. 브라만은 당연히 그가 버려야 한다고 대답을 해요. 붓다께서 나는 네가 한 말을 하나도 듣지 않았다. 그러니 네가 차려준 밥과 반찬을 버려야 하듯 지금껏 했는 말의 과보는 네가 받아야 한다고 하셨지요. 


  붓다는 브라만이 하던 말을 심중에 담지 않았다는 말이고, 브라만은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는 것이지요. 불교교학에는 '구업口業', 말을 하는 행위를 구업이라고 하는 가르침이 있어요. 1.거짓말, 2.남을 이간질하여 화합을 깨트리는 말, 3.십원 짜리 육두문자(악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 육두문자 속에는 저주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 아세요? 욕을 자세히 음미해보세요. 해야 할 말인지를요. 4.생활에 유익하지 않은 잡담, 음담패설, 사기칠 때 하는 말들은 선한 말이 아니어서 악업으로 분류해요. 

  이 네 가지를 브라만은 다 했다는 것. 또한 변화하지 않은 그들의 몫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들의 몫에 숟가락을 올리고 싶으세요?


  우리는 이렇게 변화하여야 나, 가정, 사회, 나라가 부강해지고 이상적인 복지국가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까지도 손주, 나의 삼남매와 남편과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해요. 그러나 그들을 공감하면서 내가 빠르게 뒤로 물러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길러졌어요. 내가 변하니까 자식이 따라 달라졌는데, 남편은 살아온 세월의 무게만큼 무겁네요. 이젠 무게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요. 수용할 따름이지요.


  날마다 좋은 날(日日是好日)의 의미가 다가왔어요. 입에서 건성으로 나오던 말의 뜻을 알았어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어요. 내가 달라져야만 보이고, 들리는 것이었지요. 


  일요일 오늘도 행복하소서~  



사진 : 정 혜.


대문 사진 : 승강기 안에서 업고 있던 손녀의 콧물을 발견했어요. 


아래 사진 : 매미가 탈피에 실패했네요. 이번 여름에는 매미를 관찰하고 있어요. 매미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네 인생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껴요. 현재의 사고에서 벗어나 발전된 나로 변화해 가는 것을요.



#구업  #변화  #대화  #공감  #수용  #악업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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