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위해 서두르는가

by serkan

가속도라는 이름의 강박

우리는 왜 이토록 서두르는가. 현대인의 삶은 거대한 가속도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처리해야 할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우리는 그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속도를 높인다.

하지만 자문해 보아야 한다. 우리가 바쁜 것은 정말 해야 할 일이 많아서인가, 아니면 남겨진 자의 뒷모습이 될까 두려운 고립 공포(FOMO) 때문인가. 아마도 그 기저에는 '빠른 선택이 곧 효율'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정보는 빛의 속도로 흐르고,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즉각적인 시대. 우리는 무엇을 살지, 어디에 갈지, 심지어 어떤 말을 내뱉을지조차 사유의 여과기 없이 쏟아낸다. 속도는 효율을 담보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에게서 '깊이'라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을 박탈하고 있다.


느림이라는 고귀한 의지

흔히 느림을 게으름이나 무능과 결부시키곤 한다. 그러나 성숙한 삶에서 느림은 방종이 아니라 치열한

'의지'의 산물이다. 타인의 속도에 굴복하지 않고, 폭포처럼 쏟아지는 정보들 사이에서 잠시 멈춰 서는 것. 한 번 더 의심하고, 한 번 더 확인하며, 끝내 쉽게 결론 내리지 않는 태도는 생각보다 막대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이 피로한 과정을 포기하고 '빠른 결론'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자신을 맡긴다. 생각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정해준 길을 따라가는 것, 그것이 가장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유를 거친 느린 선택에는 그 사람만의 체취와 온기가 남는다. 그것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품격이다.


관성으로 가는 속도, 기준으로 가는 지속

세상에는 찰나의 성과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들이 즐비하다. 그들은 남들보다 먼저 도착하고, 먼저 깃발을 꽂으며 승전보를 울린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자리에 가장 오래 남는 사람은 드물다. 속도에는 관성이 있어 한 번 방향을 잘못 잡으면 멈추기 어렵지만, 지속에는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준이 선명한 사람은 때로 결정을 유보하는 용기를 낸다.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 굳이 지금 뱉지 않아도 되는 선택을 억지로 앞당기지 않는다. 그는 안다. 설익은 과일이 시듯, 설익은 선택은 반드시 삶에 뒷맛을 남긴다는 것을. 빠른 선택이 항상 최선의 선택이 아님을 깨달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다.


삶의 속도 제한, 멈춤의 미학

모든 길에 고속도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가 흉기가 되듯, 우리 삶의 어떤 구간은 반드시 저속으로 통과해야만 한다. 특히 관계와 태도, 그리고 삶을 대하는 철학적 태도는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여지없이 망가진다.

우리는 흔히 속도를 늦추면 방향을 잃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세르칸(SERKAN)이 지향하는 삶 또한 앞서 나가는 경쟁이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속도를 수호하는 삶이다. 타인보다 늦는 것은 결코 결함이 아니다. 지금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도 괜찮다.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속도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휩쓸려 가는 무감각이다.


느림은 패배가 아닌 선언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위해 서두르고 있는가. 만약 당신의 마음속에 까닭 모를 조바심이 일렁인다면, 지금이야말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신호다. 느림은 결코 패배가 아니다. 그것은 나에게 세상을 거를 수 있는 필터가 있다는 신호이며, 타인의 박동이 아닌 나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당당한 선언이다.

기준이 있는 사람은 서두르지 않아도 결국 목적지에 닿는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누구보다 단단하고 오래 살아남는 법이다. 이제 당신의 삶에도 기분 좋은 속도 제한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세르칸(SERKAN)은 의식적인 훈련과 반복을 통해 스스로를 조형하는 현대 남성들을 위한 커뮤니티입니다.

유행을 좇지 않습니다. 자기 기준을 세웁니다.
과시하지 않습니다. 절제된 품격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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