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떠한 피로를 느끼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즐긴다. 음식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원치 않는 행위에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 오직 나에게 집중하고,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내가 혼자 있을 때 하는 행동은 주로 다른 누군가와 더 잘 연결되기 위한 노력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을 쓰는 행위로 내 글을 읽어줄 누군가와 연결되기 바라고, 책을 읽어서 누군가와 대화할 때 보다 풍부한 구성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한다. 또, 말을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 혼자 있을 때 말하기 연습도 하는데, 이것 또한 타인과 함께 있을 때를 위한 것이다.
그럼 나는 정말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걸까? 즐거운 건지, 그저 편한 건지 명확히 구분 짓지는 못하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선호한다는 것이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에서 내가 만들어 내는 소리와 외부의 자그마한 소음만이 울릴 때, 그제서야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저마다의 소리를 만들어 내어 정신이 없는 공간에서 나는 좀처럼 집중하기 어렵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분명 즐거울 때도 있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고, 잦아지면 즐거움 또한 피로함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혼자 있을 때면 관계를 위한 노력을 행한다. 어쩌면 이것은 모순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것이 내가 관계를 맺는 형태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고독이 곧 관계인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 안의 행위들이 결국 관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