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멋진신세계과 한국의 저출생, 그리고 1인가구 세금(싱글세)
소설 <멋진신세계>에서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과학 기술을 통해 인간의 생물학적, 심리학적으로 통제된 사회가 나옵니다. 이 소설을 읽다 보니 전국의 cctv가 있고 강력한 정부의 힘, 나름 투명한 사회에 살면서 한국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소설 속 설정을 생각하다 보니 아래와 같은 생각이 제 머릿속을 헤집어놓았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망상이자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상상입니다.
1. 2025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이다 - 이대로 가면 한국은 200년 후 멸망한다.
2. 수십 년 후, 정치인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
3. 아이가 없는 남성, 여성들에게 수입의 70% 세금에 매긴다는 법을 만든다.
4. 입양 관련 법안을 쉽게 만들고 대리모를 통한 출산이 가능하다는 법도 만든다.
법 1. 입양 및 대리모 출산 등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면 70%의 세금 환급을 해준다.
법 2. 육아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은 모두 국가가 책임진다.
법 3. 중산층 이하라면 소득이라면 아이를 많이 키울 시 중산층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의 세금을 지원한다.
5. 부자들은 한국을 떠난다.
6. 초, 중, 고등학교를 통합하며 만 17세에 졸업이 가능하며 고등학교 졸업 시 성인이 된다.
7. 소수의 똑똑한 성인은 대학을 가겠지만 다수의 성인은 일터로 간다.
8. 법이 생긴 후 20년은 경제적으로 힘들겠지만 이후 나라에 일꾼이 늘어나며 경제 성장률이 높아진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으로 지금처럼 안전하고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과 더 팍팍해진 사회, 그리고 더 많은 물질적인 보상과 어렴풋이 보이는 계층 이동을 위해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인적 자원이었던 과거와 달라진 현재에서 내 한 몸 건사하기 위해 옳은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인력이 국가경쟁력인 만큼 출산율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는 소설 <멋진 신세계>식 해결방안으로 정부의 강력한 법안이 통과된다면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과거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Nicolae Ceaușescu)가 단행했던 극단적인 인구 증가 정책이 큰 부작용을 낳았던 것처럼 제 쓴 망상은 이익보다 더 큰 손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도구로 생각하냐는 인권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으나 세금을 자세히 살펴보면 1인가구 세금(싱글세, Single Tax)이 꽤나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조세 법령, 국세청의 과세 표준, 지방세법을 살펴봐도 싱글세는 없지만 실질적인 사회에는 존재합니다.
2024~2025년의 저출산 대책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파격적인 혜택을 준다”는 기조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이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가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그 혜택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외에 직장인의 13월 보너스라고 불리는 "연말정산"에서 부양가족, 부부, 아이의 유무에 따라 세금 공제 차이가 극심히 벌어집니다. 4인 가족의 경우, 1인당 150만 원씩 총 600만 원의 소득을 공제받지만 1인 가구는 150만 원만 공제받으며 자녀세액공제, 결혼세액공제 등으로 1인가구는 공제를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1인 가구는 평균 소득에 유효세율 15.8%를 적용받지만 2자녀 외벌이 가구는 유효세율 11.6%로 4.2%p 차이가 납니다. 2024년부터 시행된 "혼인 증여재산 공제 확대"로 부모로부터 결혼 자금을 지원받을 경우, 신랑과 신부 각각 1.5억 원까지 증여세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1인 가구는 5천만 원을 제외한 1억 원에 대한 증여세를 약 1,000만 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이외에 사회 곳곳에 신혼부부, 자녀의 수에 따라 세금 공제 혜택과 다양한 사회복지, 부동산 특별공급, 금융 대출 이자율 및 대출 한도 차이 등에서 싱글세는 사실상 존재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1인가구 수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서 다양한 이유로 결혼을 "안"하는 것이 아닌 "못'하는 청년이 많습니다. 1인가구 1,000만 명 시대로 달려가는 만큼 높은 주거 비용과 조세 부담을 지우는 ‘싱글세’ 구조는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저해하여, 결혼과 출산으로의 진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빈곤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025년의 한국 사회는 이제 ‘싱글세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넘어,*‘다양한 가구 형태가 공존할 수 있는 조세 및 복지 정의는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인 가구를 예비 기혼자로만 간주하는 낡은 시각을 버리고, 그들을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인정하는 주거·금융 정책의 재설계해야 단순한 불평을 넘어 심각한 사회적 갈등의 불씨를 끌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