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와 개인의 교차점
오늘은 머리가 무겁다.
책상 위에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고, 메신저 창은 쉴 새 없이 알림을 울린다. 그런데 문제는 일이 많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 일들이 불공평하게 흘러 들어온다는 것이다. 자기만을 먼저 생각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 은근슬쩍 빠져나가는 후배, 그리고 이 상황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팀장. 결국 남은 일은 내 몫이 된다. 팀의 중심이라는 이유로 타 부서에서 오는 응대까지도 나에게 맡겨진다. 책임이 많다는 건 알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이유 없는 짐처럼 느껴지면 마음은 더 무거워진다.
머리가 복잡해질수록 생각은 단순해진다.
“왜 나만 이렇게 고생해야 하지?”
그 순간, 스스로가 싫어진다. 나는 늘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을 경계해왔다. 그런 사람은 조직에서 피곤한 존재가 되고, 결국에는 신뢰를 잃는다. 그런데 요즘 거울 속 내 모습이 꼭 그런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다. 입에서 불만이 먼저 나오고, 마음은 이미 불평으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내 안에 있는 걸까, 아니면 회사라는 구조에 있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둘 다일 것이다. 회사는 공정하지 못하다. 일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고, 책임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몰린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그 현실 앞에서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다. 불만에 휘둘리고, 마음의 균형을 잃는다. 결국 구조와 개인, 두 축이 동시에 흔들리며 오늘 같은 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붙잡아야 할 건 무엇일까.
불평을 억누르라는 건 아니다. 불평은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첫 단계다.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지 못한다면, 더 큰 불행이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불평에만 머무르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불평은 문제를 드러내지만, 해결책은 만들어내지 못한다. 불만을 토대로 나아갈 길을 찾을 때 비로소 그것은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 된다.
나는 오늘도 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머리는 지치고 기분은 무겁지만, 이 감정을 기록해두는 이유는 단순한 하소연 때문만은 아니다. 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날 나는 분명 불평을 했지만, 그 불평을 딛고 결국 길을 만들었다.”
불평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불평을 발판으로 바꾸는 일,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오늘의 불편함과 화가, 내일의 성장을 위한 연료가 되기를 바라며 다시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