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겠다는 가장 조용한 방식의 고백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무수히 걷는다.
어릴 적엔 뛰어다니며 걷고,
청년기엔 바쁘게 걷고,
중년이 되면 무겁게 걷는다.
그리고 때로는, 그냥 걷는다.
이유도 목적도 없이,
멈추지 않기 위해서, 혹은
멈춰버릴 것 같아서.
이 글은 그런 걸음에 대한 기록이다.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누구에게나 익숙한
‘걷는다는 행위’를 삶의 은유로 바라본 이야기들.
여기엔 달리기보다 느린, 계획보다 충실한,
도착보다 방향을 중시하는 걸음들이 담길 것이다.
나는 자주 멈춰 섰던 사람이다.
무너지는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 주저앉았고,
견딜 힘이 없어 발을 떼지 못했던 날들도 많았다.
그런 시간 속에서 깨달았다.
걸음이라는 건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 있으려는 마음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이 책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잘 걷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 느리더라도
지금의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나는 나의 삶을 충분히 살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이 글은,
그런 마음으로 걷고 있는 당신을 위한 문장들이다.
목표 없이도, 뚜렷한 방향 없이도
그저 오늘 하루를 넘기기 위해
조용히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긴 길 위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문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걸음 또한
이미 하나의 문장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이 글이 대신 말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