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내가 브런치에 머물게 된 이유
안녕하세요, 브런치 가족 여러분.
평소 저는 시리즈별로 글을 나누어 올리곤 하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한 글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내 마음이 머물던 자리, 2025년의 끝에서” 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조용히 마음을 들여다본 이야기,
작은 순간 속에서 느낀 감사와 위로를 담았습니다.
12월의 마지막 밤은 늘 조용한 숨처럼 찾아옵니다.
한 해를 보내는 이 시간만큼은 마음이 스스로 속도를 늦추고, 창밖의 겨울빛은 유난히 고요합니다.
그 고요 속에서 하루 동안 지나온 시간을 천천히 들여다봅니다.
잘한 일과 아쉬운 일, 끝내 말하지 못한 마음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 드는 밤입니다.
올해는 참 많은 날들이 지나갔습니다.
여행길에서 마주한 낯선 풍경들, 소중한 사람들과 나눈 웃음,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마음을 울린 작은 순간들까지.
돌이켜보면 그 모든 날들이 특별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배움과 성장이 있었고,
그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민 20년의 시간, 그리고 다시 시작한 배움
캐나다에서 보낸 길고 긴 시간은 말로 다 담기 어려운 무게를 품고 있습니다.
그리움과 낯섦 속에서 울기도 했고, 이유 없이 마음이 무너지는 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준 발판이었음을 조용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은아이가 대학에 진학한 뒤, 나는 마흔아홉의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칼리지와 4년제 대학을 거쳐 사회복지사가 되기까지, 매일이 조금씩 다른 배움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나는 늘 바쁘고, 늘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들은 각자의 둥지를 찾아 떠났고, 빈둥지에는 우리 부부만 남았습니다.
얼마 전, 남편과 저녁을 먹던 날이 떠오릅니다.
식탁 위로 김이 천천히 오르고, 남편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오늘도 고생했어”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함께 늙어간다는 것은 서로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되는 일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순간이 알려준 감사
며칠 전,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손끝에 닿은 따뜻한 물줄기가 나를 오래된 기억 속으로 데려갔습니다.
이민 초기에, 낯선 부엌에서 물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나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나는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그릇 하나를 씻는 일조차 마음을 흔들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 물의 온도에서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아,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그 작은 순간이 올해의 마음을 조용히 정리해주었습니다.
이민자의 삶은 늘 불안하지만, 그 불안 속에서도 나를 지탱해준 것은 가족과 이곳에서 만난 따뜻한 말들이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와의 만남
올해 나에게 가장 큰 변화를 준 것은 바로 ‘브런치스토리’ 였습니다.
석 달 전, 우연히 이 공간을 알게 되었고, 조심스럽게 첫 글을 올렸습니다.
그때의 나는 늘 마음을 점검했습니다.
“혹시 내 이야기가 자랑처럼 들리진 않을까?”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진 않을까?”
문장을 몇 번이고 고치며 스스로에게 질문했지만, 놀랍게도 이곳의 반응은 늘 따뜻했습니다.
어떤 작가님은 “당신의 글에서 오래된 마음의 향기가 난다” 고 말해주셨고,
어떤 독자님은 “이민자의 부엌에서 나는 냄새가 내 집 냄새 같다” 고 적어주셨습니다.
그 말들이 나를 이곳에 머물게 했습니다.
마치 “괜찮아요, 편하게 써도 돼요” 하고 등을 토닥여주는 듯한 마음이었습니다.
또,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부터 나의 일상 리듬도 달라졌습니다.
새벽 4시면 알람 없이 눈이 떠지고, 그 시간부터 나만의 오롯한 글쓰기 시간이 생겼습니다.
온전히 나 자신과 마주하는, 다른 방해가 없는 유일한 순간입니다.
그 시간을 통해 하루가 정리되고, 마음의 잔잔한 울림이 쌓여갑니다.
2025년을 보내며
지금 이 순간,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느끼며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아쉬움이 남더라도 그 아쉬움마저 다음 해를 준비하게 하는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었던 한 해, 그래서 마음 한켠이 조용히 따뜻합니다.
오늘, 나 자신에게 속삭입니다.
“수고했어. 그리고 고마워.”
그리고 올 한 해, 이 공간에서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같은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2025년은 내게 깊고 따뜻하며 오래 기억될 시간이 되었습니다.
새해에도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조용한 위로와 격려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있어, 아주 많이 행복했고, 글로 소통할 수 있어 참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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