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인류의 태생적인 궁금증인지, 생각이 많았던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때문이지 어떤 이유인지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비극적이고 싶지 않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한 생각의 종점이곤 했다. 너무 추상적이지만 구체적으로 죽음이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생각하기에는 나는 바쁘고, 에너지를 쏟을 마음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하고 내 자신이 안쓰럽던 그 어느 날, 나는 꿈 속에서 저승사자를 만났다.
저승사자는 망자를 데려가기 위해서 친근한 얼굴과 모습이라는 누군가의 말은 완전 거짓이라는 걸 깨닫는데는 10초도, 아니 1초도 안 걸렸다. 보자마자 무섭고 소름끼쳤으니까 말이다. 저승사자라고 자기 소개 안 해도 저승사자라는걸 직감할 수 있을만큼 음산하고 두려운 존재였다.
내게 손을 뻗으며 그 존재는 나에게 말했다.
"아가"
뒷말은 듣기도 싫었다. 왜 내가 그 소름끼치는 자에게 아가라고 불려야하는가. 그의 호명을 듣는 그 순간 심장이 멈추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진심을 다 해 소리질렀다.
"싫어!"
저승사자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난 듣기 싫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발악을 다 했다. 오직 두 마디 "싫어."로.
심장이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 너무 싫었다. 그 짧은 순간 나는 내가 해야하는 엄마로서의 일들이 물 밀듯이 떠올랐고, 그 책임감들은 살아야한다는 의지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싫다고 더 크게 외쳤다. 살아야한다!
마침내 나는 꿈 속에서 빠져나왔고 두 눈을 번쩍 뜨고 내 아이들의 귀여운 발을 만지작 거리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너무 무서운 꿈이었다. 끔찍한 꿈이었다.
자리를 뒤척이며 다시끔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피식하고 웃었다. 나의 무서움은 내 죽음에 대한 고통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 아이들을 못 지켜낸다는 고통때문이라는 생각에 나도 참 슬프고도 아련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내 아이들을 내가 끝까지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다. 꼭 그래야한다고 다짐했다. 그게 내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