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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vieretmars Feb 08. 2024

4개월, 프랑스 집에서 백일맞이

아이가 3개월이 되는 때쯤, 우리는 프랑스 집으로 이사를 왔다. 코로나가 터질 때쯤 2020년 집 공사는 더디게 시작되었고 2023년이 돼서야 집 안에서 살 수 있을 만큼 완성이 되었다. 처음으로 가지는 우리 집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프랑스의 집에 대해서는 나중에 글을 써보려고 한다.

첫째 때, 독일에서 백일상을 차렸다. 그땐 코로나 락다운으로 인해 비행기가 계속 캔슬되어 친정엄마가 무비자 기간 3개월 보다 더 있었다. 그래서 같이 백일상을 차리고 백일을 축하할 수 있었다. 친정엄마의 도움으로 떡도 만들고 남편이랑 케이크도 만들어 첫째에게 멋진 백일상을 차려주었다. 저 케이크와 떡 토퍼, 벽에 걸린 것도 다 내가 직접 만든 것이다. 코로나 락다운이라 사람들의 방문이 제한되었고 이날을 기념해 많은 친구들이 선물을 택배로 보내주었다.


백일동안 건강하게 자란 것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건강을 기원하는 이 백일상은 꼭 해주고 싶었다. 우리가 비록 한국에 살진 않지만 한국 문화를 가르쳐 주고 한국에서 명절은 꼭 지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에서 지내는 명절 느낌을 꼭 내본다. 비록 나 혼자 부지런해야 하는 일들이지만 아이들이 크면서 같이 명절상을 차려먹는 꿈을 꾸어본다. 이 이유뿐만 아니라 첫째는 태어나서 잦은 잔병치례들이 많아서 100일 동안 아이도 나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 백일상을 차리고 나서 아이가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고 싶었다.


역시나 둘째 때도 백일상을 차렸다. 우리가 장만한  , 프랑스에서 말이다. 행복하다. 마치 드디어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과 우리 것이 생겼다는 행복.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우리 가족.


프랑스 그리고 2023년에 차리는 백일상은 의외로 쉬웠다. 파리 근교에 사는 덕분에 파리 근교 홍떡집이라는 곳에서 떡을 주문할 수 있었다. 파리에 산다면 최소 주문이 100유로 이상 배달이라 사람들을 모아서 주문을 했겠지만 우리 동네 근처에는 한국 사람들이 살지 않아 혼자 주문을 넣어야 했다. 백설기 3킬로 팥시루 3킬로를 주문했다. 백세까지 건강하게 살고 순수하고 정결하게 살라는 의미로 백설기, 그리고 나쁜 기운을 쫓아내 주는 팥시루 이렇게 두 개만 주문해도 100유로가 넘었다.


비록 우리끼리 맞이한 백일이지만 백일상을 차리고 나니 아이의 첫 인생 마일스톤에 도장을 찍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백일이 지난 지금 둘째는 잘 성장하고 있고 첫째와 둘째의 관계도 안정기에 돌입하는 것 같았다. 나의 몸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 산책도 나가고 가족 외출도 가능해졌다. 백일상 차리고 프랑스 여권도 만들었는 데, 백일 기념으로 한 것은 아니고 둘째가 태어나고 나서 2주 정도 지나 예약을 잡은 것인데 예약을 잡으려면 3개월 전에 해야 한다. 프랑스 여권을 수령하기 까지도 3개월이 걸렸다. 이런 걸 보면 독일보다 느린 프랑스 행정은 도대체 어떤 구조로 처리되는지 궁금해진다.


백일이 되었지만 우리 둘째는 아직도 유모차를 싫어하고 자동차 타는 것도 싫어한다. 백일이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모유수유하다가 같이 잠들기도 하고 내 품에서 잠들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백일의 기적은 없지만 아이가 잘 성장함으로써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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