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고민 중인 분들에게 part 1

by lovesome

나는 2024년 6월에 호주 워킹홀리데이와 약간의 학생비자 일정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왔다.

호주 시드니에서 1년 하고 4개월의 시간을 보냈고, 한국에서 돌아왔을 때 내 나이는 서른하나였다.


내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늦은 나이에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니 주변에서 말리던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질문을 받으면서 어쩌면 내가 대답하는 답변들을 엮어서 글로 쓰면 나처럼 호주 워킹홀리데이 가기 전 고민했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 시드니에서 나는 많은 워홀러들이 일을 하는 분야인 Hospitality에서 일을 하지 않았고 호주 국립 기술 대학교 안에 위치하고 있는 유학원에서 일을 하며 나름 해외 체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기 때문에 그 당시 학생들을 상담해 주는 것과 같이 인터넷 공간에서 또한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글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갈지 말지 고민 중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나의 호주에서의 추억들을 토대로 글을 꾸준히 적어야겠다.


혹여나 당신에게 부정적인 말을 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던 자신의 그림자를 당신에게 씌웠을 뿐이며, 그의 과거는 당신의 과거가 아니고 그의 미래 또한 당신의 미래가 아님을 알아라. Daily Philosophy p.102




[ 호주 워킹홀리데이의 시작 ]


2023년 4월 나는 한국에서 약 7년간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다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갔다.

솔직히 나는 한국 취업시장에서 나름 운이 좋은 편에 속해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 졸업 전에 대기업으로 어렵지 않게 취직했었고 그 뒤로도 3개월 이상의 텀 없이 쉽게 이직하기도 했다.

그렇게 계속 회사를 다니다 보니 5년, 6년, 7년.. 시간이 지나갔고 고등학생 때부터 꿈꿔온 워홀을 갈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29살이 되던 해에 이제는 더 이상은 미루고 싶지 않아서 비행기표를 결제하고 퇴사통보만 남겨둔 상태였는데, 주변에서 엄청난 압박을 주며 인생에서 가장 쓴소리를 많이 듣던 시기를 보냈었다.


'이제 자리 잡아야 할 나이에 호주를 간다고?'


'너 해둔 것들이 아깝지 않겠어?'


'호주 갔다 온 사람들은 걸러야 한대'


'내 주변에 호주 워홀 다녀왔는데 개 별로였대'


'너 나이에 가는 건 워홀이 아니라 그냥 현실도피 아니야?'


아마도 내가 태어나서 제일 주변에서 많이 잔소리를 듣던 시기였지만 다녀온 후 생각해 보니 지금은 나 자신의 생각이 확고해질 수 있는 시기였다고 말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먼저 복잡한 것을 걷어내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에 몰입하며 삶을 직선적으로 풀어내라. 당신에겐 '우선순위'라는 것이 생길 테고 그것을 잘 행했다면 죽는 날 돌아보았을 때 중요한 것에 집중한 삶으로 단 하나의 후회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Daily Philosophy p.63



[ 왜 호주 워킹홀리데이였을까? ]


나는 어린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하면서 휴가기간, 이직기간을 통해서 많은 나라들을 여행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런던과 시드니였기 때문에 매번 '해외에서 내가 살아간다면 그 두 개의 도시 중 한 곳에서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했었다.


영국 런던을 2주 정도 여행했었고, 그때 내가 느꼈던 영국의 느낌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많아서 여행하는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어렸을 때 책에서만 봤던 멋진 작품들을 보며 더욱 많은 나라에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 뒤로도 유럽 곳곳을 다녔지만 런던에서의 추억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 곳은 없었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던 런던 특유의 다크 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이건 아직도 가끔 그 촉촉하면서 어두운 분위기가 그리워질 때면 런던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높은 물가로 돈을 헤프게 쓰는 내가 런던에서 살아가기란 너무 어려울 것 같긴 했다.

그리고 사람마다 인생을 살아가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 텐데, 나는 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런던에 도착했다고 상상하며 미리 집(쉐어)을 구하는 앱을 다운로드해서 런던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벌게 될 돈으로 충당이 가능한 집 상태를 체크해 봤었다.

그 집 컨디션들을 보자마자 바로 영국 런던 워킹홀리데이는 포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처음 호주 시드니를 여행했던 건 여동생이 호주 시드니 워킹홀리데이를 갈 때, 따라가서 2달 조금 넘게 여행 갔던 게 처음 호주를 방문했던 이유였다.

호주 시드니는 처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풍기는 특유의 섬나라만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아직도 잊지 못하는 첫인상으로 남아있다.

호주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건 여유로움 뿐이었고 얽매이는 것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로 보였다.

바다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보이는 호주는 바다수영 또는 자연이 만들어준 바닷물 수영장에서 실컷 수영을 할 수 있는 인간 물개들을 위한 나라로 보였고, 광활한 자연을 보고 있으면 압도되는 느낌 또한 받을 수 있었다.

화창한 날씨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 어떤 건지 확실히 알 수 있었고,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집(쉐어)을 구하는 앱으로 봤을 때도 영국 런던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의 집을 구할 수 있었기에 워킹홀리데이를 호주로 가야겠다고 다짐하던 계기를 갖게 되었다.



그렇게 우린 정보가 쏟아지는 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반론하며 비판하고 논의하며 사색하고 침잠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 바야흐로 ‘사색 상실의 시대’인 것이다. Daily Philosophy p.70



[ 호주 시드니 워킹홀리데이의 현실 ]


호주 시드니로 출국하기 한 달 전부터 네이버 블로그, 호주 일상 브이로그, 인스타에 올라오는 각종 정보들과 사진들을 모두 캡처하고 저장하고 미리 만발의 준비를 했다.

비서로 일하면서 이런 부분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생각하던 나는 시드니에 착륙 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게 다가 아니구나' 싶었다.

그동안 여행을 꽤 많이 다닌 나는 해외에서 사는 것 또한 잘 준비만 해간다면 어려울 것 없다고 당당하게 한국에서 출국했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빠르게 입국심사 하는 법도 캡처했기 때문에 바로 비행기에서 내려서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직원이 이쪽으로 가라 저쪽으로 가라 안내를 해주고 있었고 그 안내를 따르다 보니 블로그에서 봤던 길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당황을 하기 시작했는데, 캐리어를 열어서 마약견이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종종 있는 랜덤 검사에 걸렸던 것뿐인데 그때 나는 잔뜩 긴장을 했었기에 그 모든 상황들이 혼란스러웠었다.


역시 부딪혀봐야 내꺼가 되는 거였다.

당연하지만 블로그에서 봤다고, 브이로그에서 봤다고 내 경험이 되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긴 교육 환경을 거쳐오며 수많은 지식을 쌓았지만 ‘지식에 대한 태도’는 미처 배우지 못한 것 같다. 만약 지식에 대한 올바른 태도가 갖춰져 있었다면, 입시를 마친 대학생들은 공부를 멈추지 않았을 것이며, 취업을 했다고 해서 배움을 멈추지 않고 아는 것에 대해 으스대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회에서 PR의 중요성, 잘난 점을 드러내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인해 무너졌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지식에 대한 솔직한 태도는 여전히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Daily Philosophy p.87




[영어공부, 영어회화, 문법..]


나는 출국 한 달 전부터 레주메와 커버레터를 미리 각 직종별로 작성해서 출력 후 챙겨뒀었다.

그리고 도착한 다음날부터 임시숙소 주변 카페들과 Seek.com, 호주나라, 링크드인을 매일 들락날락하며 구직활동을 시작했었다.

나름대로 한국에서 외국계기업도 다녔었고 호주에 오기 전 바리스타 교육까지 받았으니 이 정도면 완벽하게 2주 안에는 잡을 구할 수 있겠지라며 기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영어교육을 10년을 넘게 받았으니 다국적 사람들이 사는 호주에서 나 정도면 잘 풀리지 않을까라며 막연한 희망도 갖고 있었다.


호주는 내가 알고 있는 인사법이 아닌 다른 말들을 쓰고 줄임말을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는 것도 모르던 나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그러던 중 연락온 곳이 있었는데 유학원이었다.

역시 한국에서 사무직 쪽으로 일했던 경력이 유학원에선 인정을 받을 수 있긴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인터뷰에 참석했고 그다음 주부터 출근하게 되었다.




우리는 종종 외부 환경이나 조건을 탓하며 인생이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에서 나의 한계는 이 정도라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며 선을 긋고, 넘을 수 없는 벽을 세워버린다. 알프레드 아들러가 단호히 지적했듯이, 실제로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 본인 스스로 불행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한인잡 괜찮을까? 파트타임? 풀타임? 캐시잡?]


오랫동안 일자리를 못 찾아 마음 졸이는 일 없이 바로 잡을 찾게 되어 기분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피하고자 했었던 한국인 사장님 아래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영 마음에 안 들었다.

'이러려고 시드니까지 퇴사하고 온 게 아니었는데',

'입사 포기하고 조금 더 잡을 찾아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첫 출근 후 퇴근길에 나의 생각이 바뀌었다.

이렇게 먼 땅에서 같이 일하게 된 사람들은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었고, 유학원에서 하고자 하는 방향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일하는 장소의 중요성도 느껴졌는데, 호주 국립 기술대학교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의 교수님들, 학교 관리실 직원들, 로컬 학생들과 함께 쓰는 카페테리아 등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들었다.

무조건 한인잡이라고 경험도 안 해보고 선입견을 가졌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중요한 건 사실 어디서 일을 하든 내 마음가짐이었다.

출근길은 단연 한국과 다른 길이었고 마주치는 사람들, 소음 등 모든 것들이 새로웠다.

배울 것들이 투성이인 곳에서 단순히 한인 잡이기 때문에 '나는 힘든 돈벌이를 하게 될 거야' 또는 '내 영어는 늘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였다.

아침마다 출근하는 호주의 직장인들이 자주 사 먹는 카페에 자주 들러 커피를 사 먹다 보니 사장님과 지나가기만 해도 인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커피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다른 손님들과 스몰톡을 나누며 호주의 사무직 직장인들의 문화 또한 알 수 있었다.





돈에 끌려다니는 인생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겐 매일 하는 출근이 자신의 꿈을 위한 준비 과정이지만, 누군가는 매달 반복되는 빚을 갚기 위한 처절한 생존 수단일 수도 있다. 한쪽은 살기 위해 돈을 벌고, 다른 한쪽은 벌기 위해 사는 사람이다. 당신이 숭배하는 것이 당신을 노예로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주체적인 정신 아래 끌려다니지 않은 인생을 만들길 바란다.


[집값, 주급, 물가, 쇼핑, 유흥비..]


나의 호주 시드니에서 첫 쉐어하우스에는 스페인, 브라질에서 온 친구들과 지내는 집이었다.

나는 본다이에서 꼭 살고 싶었는데, 이유는 이 지역에 사는 한인이 많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쉐어로 인해 영어 쓰는 환경에 노출될 거고 제일 중요한 점은 바로 바다에 뛰어가서 놀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는 가질 수 없는 라이프 스타일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지만 본다이는 정말 비싼 집값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어서 살다 보니 사실 조금 집값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돈을 버는 이유는 원하는 환경에서 살기 위함이고 돈을 세이빙하는 것보다는 이런 삶이 나에게는 더 큰 가치라고 판단했었기에 다른 부분에서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쇼핑 횟수를 점점 줄여갔고 외식보다는 집에서 하우스 메이트들과 요리해 먹고 지내는 일상을 만들어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역시 본인이 어디에다가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살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거였다.


#워킹홀리데이 #해외살이 #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