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부고 문자를 받는다면...
오늘 아침, 친한 친구의 어머님 부고 문자를 받았다.
아... 3주 뒤면 한국에 돌아가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지...
직접 가서 친구를 위로할 수 없음에 속상하고 마음이 시리다.
나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엄청난 무게이기에, 그 친구의 마음이 지금 어떨지 짐작도 안 가지만 그저 옆에서 등 두드려주고 내 체온을 조금이나마 나눠주고 싶은데 나는 그럴 수가 없다.
한 번 뵌 적 있는, 따뜻한 미소의 어머님 얼굴과 친구의 얼굴이 겹쳐 떠오른다. 그 큰 눈망울에 눈물이 고여, 흘러 넘칠 것을 생각하니 가슴 한쪽이 꽉 막힌 것 같이 먹먹하고 숨이 크게 쉬어지질 않는다.
벌써 이번이 몇 번째인지.
이제 나도 결혼식 초대 문자보다 부고 문자를 더 많이 받는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덴마크에 나와 있는 요 일 년 2개월의 기간 동안 유난히도 가까운 사람의 가족 부고 문자를 많이 받았다.
30년 지기 절친의 아버님
내 영혼의 어머니이신 분의 동생
친한 대학 선배의 어머님, 또 다른 선배의 아버님
대학 동기의 동생이자 또 다른 동기의 부인 (매부/처형 지간이 되었던 내 친구들)
친한 선배 언니의 본인상...
그리고, 대학 동기이자 친한 친구의 어머님까지
결혼식에는 축의금만 보내고 못 가더라도 장례식장에는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꼭 가자는 내 철칙은 여기서 다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가려면 왕복 100만 원이 넘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것이 피치 못할 불참석의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볼 수 없는 마음은 짧은 문자메시지로는 다 전하기 어렵다.
어렵지만, 오늘 아침, 나는 또 지웠다 썼다 몇 번을 하며, 친구에게 마음을 전한다.
오늘 하루, 미소는 많이 짓되, 크게 소리 내어 웃지는 않음으로,
그리고 나에게 또 주어진 선물 같은 하루에 감사함으로
그렇게 친구를 생각하며, 이제는 아프지 않고 마음껏 움직이실 수 있는 천국에 계실 어머님을 기리며 보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