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아 가는 길
하나둘 숨을 고른다.
시린 바닥에 몸을 붙이고
아무것도 묻지 않던
무지개의 통로로 미끄러진다.
짤랑거리던 금속의 울림과 함께
그 시절의 따뜻한 숨이 따라온다.
몇 번의 무지개를 지나며
몇 번의 하늘이 저물었을까.
그 어린아이는
숨이 막히면 보란 듯
더 크게 들이마셨다.
딸각거리는 문틈과 흰 연기 사이로
하루가 천천히 씻겨 내려간다.
배수구로 모여드는 물자락이
느리게 소용돌이친다.
그 흐름을 오래 바라본다.
아, 통로를 잃었다.
어려워진 것은
길이 사라져서가 아니었다.
다른 이유로,
나는 다시 놀이터를 찾는다.
긴 동면을 깨고 나서야
좁고 어두운 나의 통로가 드러났다.
등을 낮추고 짚는 법을 다시 배운다.
하나둘 숨통이 틔이고
비로소 조금씩 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