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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넛 Jun 29. 2024

힘든 기억도 잊지 말자

나를 만들어가는 역경과 고난에 관하여

※이번 발행 글은 <인사이드 아웃 2>를 보고 난 후에 적는 글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다가 가끔 불쑥 튀어나오는 소위 말하는 '이불킥'하게 하는 민망스럽고 부끄러운 기억들이 밤 잠 못 이루게 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나에게 인사하는 줄 알고 손을 흔들었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거나

어떤 주제로 이야기 중인데 멍 때리면서 대충 답변하고 다들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볼 때 혹은 업무적으로 실수하였을 때 라던지.. 강경하게 내 이야기가 맞다며 주장했는데 아니었다거나.. 벌써 손이 축축해진다.


나는 이런 부끄러움과 당혹스러움은 불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거름망에 걸러져야 하는 감정이며, 이런 것들은 오래 기억되어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업무적으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면서 실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실수하고 축 쳐 저서 어깨가 한껏 지하를 뚫고 내려갈 것 같이 구는 나에게 선임이 다가와서 한 말이 생각났다. 


"있잖아, 누구나 다 실수를 해. 그리고 그 실수로부터 너는 분명 무언가를 배웠을 거야.

사람은 그런 경험을 통해서 배워. 너는 이후부터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알게 되었잖아 그럼 된 거야. "


처음에는 그저 다독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하다고 하고 씁쓸하게 웃었다.

그런 나에게 첨언해 주셨던 건 아이를 키울 때 고난과 역경의 과정을 이미 겪고 자란 어른들 눈에는 예를 들면 손을 잡지 않고 자전거를 타면 다칠 게 뻔히 보이고, 탕후루나 단 것을 먹고 양치질을 하지 않는 행동이 충치를 유발하는 것과 같이 이후의 결과가 보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넘어져! 하지 마.'라고 표현하시면서 울타리 안에서 키우시다가 그렇게 하면 자신이 경험해 보면서 겪은 고통을 통해 어떻게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일어나는 힘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한다. 그 후에도 물론 제어하시지는 않지만 이런 과정이 있다면 저런 결과가 도출될 수 있어라고 표현을 하시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시되 그 결정까지는 관여하시지 않는다고 하셨다.


-Pixar '인사이드 아웃 2'


사진 속 왼쪽에 서있는 등장인물 감정 'Joy(기쁨)'이는 인사이드 아웃 1에서도 기쁨만 필요하고 'Sadness(슬픔)'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이 게만 생각하고,  그것만 기억하면 되지 않냐는 주장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고 어떤 에피소드들을 겪게 되면서 슬픔과 기쁨이 공존해야지 라일리(여자주인공)가 올바르게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사이드 아웃 2에서의 기쁨 이는 영화 초반에 기쁜 기억, 행복한 기억만이 남기고 라일리가 성장해 가면서 느끼는 부정적인 기억은 필요 없다면서 저 멀리 기억 저편으로 넘겨버린다. 이후에 기쁨이 와 오른쪽 감정인 'Anxiety(불안)'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기쁨 이는 자신이 기쁜 기억만 남긴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후에 부정적인 기억까지 모두 포용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그동안 긍정적인 생각만 좋아하고 부정적인 건 노폐물이라고 여겼던 나에게 기쁨 이가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큰 공감을 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넘어지고 실패한다.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감정을 잊으려고 애써 노력하기보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성장하려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깨달음을 얻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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