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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_아이언 연습으로 벙커샷 이글의 행운을 얻다

아이언 연습을 통해 벙커샷 이글의 행운을 얻다

by 나승복

"아이언 샷의 연습을 통해 얻은 첫 결실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골프 인생에서 첫 이글이라는 초특급 선물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전율이 흐르는 순간이자 골프세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전이었다.
더욱이 페어웨이에서 나온 이글이 아니었다.


인생 이글 이벤트는 2011년 만추의 계절에 양평TPC에서 발발했다.
당시 한참 상장(IPO)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관련 증권사 임원들과 라운드를 하였다.


상장이나 M&A는 주관사인 증권사들과 협력했다.
그 프로젝트의 시작이나 중간 회동은 간단한 식사보다는 골프를 겸했다.


라운드를 진행하면서 골프 외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 얘기도 나누었다.
페어웨이를 거닐면서 진행 상황, 주요 이슈, 해결 과제, 향후 일정 등을 점검했다.


이러한 비즈니스 라운드에선 90대 후반의 핸디캡으로는 적잖은 애로가 있었다.
페어웨이를 거닐면서 업무얘기를 나누려면 적어도 80대 초중반은 되어야 수월했다.


당시 상장이나 M&A를 주관하던 증권사 임원들은 대부분 고수 레벨이었다.
70대 중후반이나 80대 초반들이 많았기 때문에 어쩌면 80대 초중반을 당연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전반 다섯 번째 홀로서 파4였다. 약간 우측으로 휜 홀이었다.
티샷의 낙하지점에 큼지막한 벙커가 유혹하고 있었다.


필자는 풀슁을 했으나 벙커를 넘기지 못하고 그대로 벙커에 빠졌다.
다른 동반자들은 상당한 거리를 내며 페어웨어에 사뿐히 안착했다.


하필 드라이버 거리도 짧은 데다 벙커에서 세컨 샷을 하게 되었다.
취약한 벙커탈출을 해결하는 문제로 걱정이 앞섰다.


[2008. 9. 필자 촬영]


필자는 어떻게든 사고 없이 벙커를 탈출하여 그린 언저리에 안착시키길 바랐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정타와 더불어 방향까지 좋아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흡족할 수 있었다.
공은 그린에 떨어지더니 마치 기약한 것처럼 홀을 향해 굴러갔다.

그 홀은 세컨 샷 지점보다 20~30m 낮은 지형이어서 그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어! 공이 홀 쪽으로 간다! 방향도 너무 좋다!
동반자들과 함께 공의 흐름에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 일제히 탄성을 자아냈다.


아니나 다를까 조그만 블랙홀은 벙커에서 날아온 백구를 주저없이 삼켜버렸다.

저게 몇 번째 샷이지요?

동반자가 뭔가 심상치 않았는지 물었다.


“두 번째인 것 같은데요. 티샷이 벙커에 빠졌으니까요.”

필자는 이런 카오스 상황에서 짧은 기억을 되새겨 답했다.


“오~! 이글이다! 이글!"

"그것도 벙커샷 이글이다! 100m짜리 벙커샷 이글은 처음 봤다!


동반자가 자기도 모르게 우렁찬 목소리로 함성을 질렀다.

순식간에 동반자들의 축하세례를 받으면서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신이 혼미할 따름이었다.

이글의 행운이 필자에게 다가오다니 믿겨지지 않았다.


라운드 후 동반자들과 식사를 하면서 벙커이글 스토리로 생기 넘친 웃음꽃을 피웠다.

바로 기념라운드 일자를 정했다.


다음 날 출근하여 동료들에게 이글사건을 신고하면서 그 스토리를 쏟아냈다.

어느 동료는 이글 트로피에 벙커이글 과정을 적으라고 강권했다.


아이언 샷이 한 단계 나아지면서 행운의 선물은 다채로운 형태로 나타났다.
이글이 내리막 벙커에서 나온 것과 상반되게 언덕배기 그린에서도 나왔다.


"언덕배기 이글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차회에 계속됩니다)


짤순이 드라이버 탈출기_8화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제2의 화학적 도움은 무엇일까
_9화 하마터면 롱기스트 상을 받을 뻔하다
_10화 난초화가가 드라이버로 장군봉 능선을 넘기다
_11화 롱기스트 상품의 추억을 반추하다
_12화 동문 후배의 초장타에 경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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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아이언 탈출기_1화 난초샷 드라이버에서 좌충우돌 아이언으로
_2화 문제점에 대한 원인 탐색인가, 구체적 방법론인가
_3화 루크 도널드를 탐방하다
_4화 템포 노하우도 루쿠 도널드로부터 구하다
_5화 70대 고수의 팁을 보태어 파온 확률을 높이다

_7화 프로와 함께 한 라운드에서 샷 이글을 거머쥐다


골프는 저의 생각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대충 골프’에서 ‘집중 골프’에 이르기까지 가시밭 여정과 나름의 단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1주일에 1회씩 약 1천 자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분들이 ‘골프의 꿀맛’과 ‘골퍼의 참멋’을 즐기는데 도움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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