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생크로 생각지 않은 나락에 떨어지다
"순조로운 라운드 중에 불쑥 찾아온 아이언 생크는 어떻게 일어났을까?"
2024년 9월 말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이루어진 월례회 라운드였다.
추석연휴를 이용해 7박 9일간 알프스 투어를 다녀온 바로 다음 날이었다.
귀국 시차로 라운드 전날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서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게다가 8월 월례회도 참가하지 못한 터여서 좀 피곤하더라도 참가했다.
초가을이었지만 작열하는 태양에 잔디도 지쳐 보였다.
이 골프장은 대대적인 공사로 코스와 조경이 한 단계 개선되어 종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12시간의 장거리 비행과 아직 해소되지 않은 시차에도, 드라이버 샷은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3,4홀이 지났으니 비교적 순조로운 라운드라고 자평할 만했다.
그런데 사달은 6번 홀에서 터졌다.
드라이버 샷의 거리와 방향이 굿샷이라고 칭찬하기에 충분했으나, 늘 그렇듯 문제는 바로 '다음 샷'이었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140m 정도였으나 약한 내리막이어서 7번 아이언을 짧게 잡기로 했다.
공이 페어웨이에 놓여 있었으므로 파온을 하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
[2016. 9. 필자 촬영]
"앗! 세컨 샷 공이 어디로 갔지!"
파온에 대한 집착이 과도한 나머지 생크가 나서 공이 우측으로 사라진 것이었다.
더욱이 그 우측은 OB 표지가 세워져 있어서 2벌타의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뜻밖의 아이언 OB로 갑작스런 혼돈상황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그런대로 순항하던 라운드가 갑자기 대형 참사로 변했으니 현기증이 날 만했다.
"골프란 순조롭게 진행될 때 큰 위기가 찾아온다."는 골프 격언이 머리를 번뜩였다.
그 생크샷은 설상가상으로 트리플 보기로 이어졌다.
별 문제 없이 파를 낚을 수 있겠다는 해이함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돌이켜 보면 아이언 샷의 안정성은 신체적 안정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장거리 비행 후 귀국한 다음날 라운드한 것은 이미 생크가 예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좌충우돌 아이언 샷은 필자에게 희망의 단맛과 시련의 쓴맛을 교차해서 주었다.
하지만, 거듭된 연습 끝에 그런대로 만족스런 효과를 보았다.
그렇다 해도, 어프로치 샷의 시련은 아이언 샷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왔다.
"어프로치 샷의 시련을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몸부림쳤을까?"
(차회에 계속됩니다)
좌충우돌 아이언 탈출기_1화 난초샷 드라이버에서 좌충우돌 아이언으로
_2화 문제점에 대한 원인 탐색인가, 구체적 방법론인가
_3화 루크 도널드를 탐방하다
_4화 템포 노하우도 루크 도널드로부터 구하다
_5화 70대 고수의 팁을 보태어 파온 확률을 높이다
_6화 아이언 연습을 통해 벙커샷 이글의 행운을 얻다
_7화 프로와 함께 한 라운드에서 샷 이글을 거머쥐다
_8화 홀인원에 10cm까지 다가가다
_9화 중국 쑤조우 라운드에서 벌어진 아이언 스토리
_10화 OB 라인 옆의 공이 버디로 부활할 줄이야
_11화 파3홀에서 티샷 공이 앞팀 캐디를 향해 날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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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어프로치 탈출기_1화 어프로치 입스로 된통 골치를 앓다
골프는 저의 생각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대충 골프’에서 ‘집중 골프’에 이르기까지 가시밭 여정과 나름의 단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1주일에 1회씩 약 1천 자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분들이 ‘골프의 꿀 맛’과 ‘골퍼의 참 멋’을 즐기는데 도움될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