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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_어프로치 입스로 된통 골치를 앓다

어프로치 입스로 된통 골치를 앓다

by 나승복

좌충우돌 아이언 샷은 직전 10회의 연재와 같이 필자에게 적잖은 시련을 주었다.

하지만, 거듭된 연습을 통해 골프의 묘미에 다가가는 긍정 효과를 보았다.

그렇다 해도, 아이언 샷보다 더 큰 시련은 어프로치 샷에 있었다.


"어프로치 샷의 시련을 벗어나기 위해 어떤 몸부림을 쳤을까?"


혹자는 “어프로치와 배우자는 붙어만 있으면 된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어프로치 샷의 거리감과 정확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매우 난해한 골칫거리다.


파온에 실패한 후라면 70m까지는 어프로치로 최대한 붙여서 파온을 일구는 것이 지상목표이다.
여기서의 미스샷은 바로 목표 스코어를 얻는데 중대한 차질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프로치 미스샷은 눈 앞에 그린과 핀이 보여서 핀에 근접하겠다는 과욕이 앞서기도 한다.

그런 나머지 미스샷을 연발하는 경우가 많다.


자책성 실망감을 가누지 못하고 망연히 하늘을 쳐다보며 그늘진 표정을 지울 수 없다.

감정이 조절되지 않는 골퍼는 어프로치로 땅을 거칠게 내리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말골퍼에 국한되지 않았으며, 정상급 프로골퍼라고 하여 예외일 수 없다.
골프TV에서 미스샷까지 방영된다면 주말골퍼의 단면도 어렵사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미스샷도 큰 문제지만, 어프로치 입스(yips)야말로 훨씬 더 큰 문제이다.

입스란 압박감과 불안함이 심화된 상황에서 근육 경직으로 평소 익숙한 동작을 제대로 못하게 되는 장애이다.


박인비 프로도 2008년 US오픈대회에서 우승한 후 4년간 우승하지 못한 원인이 입스에 있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필자는 두어 시즌 초기에 어프로치 입스로 고난의 심연에 빠졌던 쓰라림을 잊을 수 없다.
특히, 그린까지 30~50m를 남긴 경우 그 증상은 더욱 심했다.


[2020. 10. 필자 촬영]


남은 거리가 50m보다 더 멀 경우에는 샌드웨지로 3/4스윙을 해서 그린에 올릴 수 있었다.
남은 거리가 30m 내로서 그린 앞에 벙커가 없는 때에는 피칭으로 굴리는 샷을 하여 그린에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어프로치 입스가 생긴 후에는 미스샷이 자주 발생하는 30~50m의 거리가 남았다.

불안감과 초조함이 급증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근육이 경직되었다.


주로 뒷땅을 쳐서 1~2m밖에 나가지 못할 때가 많았다.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동반자들도 난처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약한 오르막 언덕배기에서 더 빈번히 발생했다.

"'언더'를 목표로 쳐야 하는데, '언더'글('언덕'을) 치고 말다니..."
어느 동반자의 조크가 떠오르기도 했다.


미스샷으로 겨우 1~2m밖에 가지 못했으니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얼마든지 미스샷이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뒷땅이 다시 나오면 어떡하지?"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또다시 뒷땅이 나고 말았다.


동반자들조차 살얼음을 걷는 것처럼 암울한 분위기였다.
굳이 스코어를 세지 않더라도 트리플 보기나 쿼드러플 보기임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80대 초반을 구가하던 필자가 100타를 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초록필드를 향한 발걸음이 경쾌해야 함에도 집을 나설 때부터 회색구름이 빗장을 드리운 듯했다.


어프로치 입스는 그 홀에서 다음 홀로, 그 라운드에서 다음 라운드로 번졌다.
전염성이 이보다 더 강한 증상은 찾기 어려우리라. 신록이 나올 초봄에 더욱 심했다.


오죽했으면 공이 벙커에 들어가길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공은 교묘하게 벙커를 피해 다니며 필자를 괴롭혔다.


"어프로치 입스가 치유되지 않거나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면 어쩐담?"
이를 치유하기 위한 특단의 방책이 절실했다.

어프로치 입스를 치유하기 위한 특단의 방책은 무엇이었을까?

(차회에 계속됩니다)



좌충우돌 아이언 탈출기_2화 문제점에 대한 원인 탐색인가, 구체적 방법론인가
_3화 루크 도널드를 탐방하다
_4화 템포 노하우도 루크 도널드로부터 구하다
_5화 70대 고수의 팁을 보태어 파온 확률을 높이다
_6화 아이언 연습을 통해 벙커샷 이글의 행운을 얻다
_7화 프로와 함께 한 라운드에서 샷 이글을 거머쥐다
_8화 홀인원에 10cm까지 다가가다
_9화 중국 쑤조우 라운드에서 벌어진 아이언 스토리
_10화 OB 라인 옆의 공이 버디로 부활할 줄이야
_11화 파3홀에서 티샷 공이 앞팀 캐디를 향해 날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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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어프로치 탈출기_2화 세 가지 방책으로 어프로치 입스를 벗어나다


골프는 저의 생각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대충 골프’에서 ‘집중 골프’에 이르기까지 가시밭 여정과 나름의 단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1주일에 1회씩 약 1천 자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분들이 ‘골프의 꿀맛’과 ‘골퍼의 참멋’을 즐기는데 도움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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