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분석가의 담화 - 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메시지

by 홍종민

2018년 9월, UN 총회의 역사적 순간


2018년 9월 24일, 뉴욕 유엔 본부. 제73차 UN 총회 부속행사인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발족식. 전 세계의 정치인, 외교관, 활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7명의 한국 청년이 연단에 오른다. BTS다.

RM이 마이크 앞에 선다. 심호흡. 그리고 그 유명한 연설이 시작된다.

"My name is Kim Namjoon, also known as RM, the leader of the group BTS. It's an incredible honour to be invited to an occasion with such significance for today's young generation."

그가 말을 이어간다. 자신의 어린 시절, 음악을 시작한 계기, 자아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과정. 그리고 클라이맥스:

"I'd like to ask all of you. What is your name? What excites you and makes your heart beat? Tell me your story. I want to hear your voice, and I want to hear your conviction. No matter who you are, where you're from, your skin colour, gender identity: speak yourself."

그 순간, 무언가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났다. K-pop 아이돌이 UN에서 연설하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본질이었다.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이것은 단순한 자기계발 슬로건이 아니었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네 가지 담화 구조를 제시했다. 주인의 담화, 대학의 담화, 히스테리의 담화, 그리고 분석가의 담화. 각 담화는 지식, 권력, 진리, 주체가 배치되는 방식이 다르다.

BTS의 "Love Yourself" 캠페인을 라캉의 담화 이론으로 분석하면 흥미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그들이 어떻게 '주인의 담화'(명령과 지배)에서 '분석가의 담화'(자기 발견과 해방)로 전환했는지. 이것은 K-pop 역사상, 아니 대중문화 역사상 유례없는 시도였다.

2013년 "No More Dream"으로 데뷔한 BTS는 처음에는 전형적인 반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꿈 따위는 없어"라는 냉소. 하지만 2017년 "Love Yourself"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그들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담화를 구축했다. 그것은 팬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대학의 담화)도, 명령하는 것(주인의 담화)도 아니었다. 그것은 팬들 스스로가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라캉의 네 가지 담화: 기본 구조


라캉의 담화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요소를 알아야 한다:

S1: 주인 기표 (Master Signifier)


S2: 지식 (Knowledge)


$: 분열된 주체 (Divided Subject)


a: 대상 a/잉여 향유 (Object a/Surplus Jouissance)


이 네 요소가 네 위치(행위자/타자/진리/생산)에 배치되는 방식에 따라 담화의 성격이 결정된다. 주인의 담화는 S1이 행위자 위치에, 대학의 담화는 S2가 행위자 위치에, 히스테리의 담화는 $가 행위자 위치에, 분석가의 담화는 a가 행위자 위치에 온다.

복잡해 보이지만, BTS의 음악과 메시지 변화를 통해 이것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각 시기별로 그들이 어떤 담화 구조를 사용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팬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보자.


초기 BTS: 주인의 담화와 반항


2013-2015년, 초기 BTS는 '주인의 담화'에 대한 반항으로 시작했다. "No More Dream", "N.O", "쩔어" 같은 곡들을 보자.

"어른들과 부모님은 틀에 박힌 꿈을 주입해" "학교와 사회가 원하는 기계가 되지 마" "우리는 쩔어, 너희와 달라"

이것은 기존 권위(S1)에 대한 거부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 반항 자체가 또 다른 주인의 담화가 될 위험이 있었다. "꿈을 가지지 마"라는 것도 일종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라캉은 히스테리의 담화가 주인의 담화에 도전하지만, 결국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고 했다. 초기 BTS도 이 딜레마에 빠졌다. 그들은 기성세대의 권위를 거부했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새로운 권위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했다.


한 초기 팬의 회상: "처음엔 BTS가 우리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른들이 틀렸고 우리가 맞다고. 근데 그것도 결국 이분법이잖아요. BTS도 그걸 깨달은 것 같아요."

실제로 RM은 후에 인터뷰에서 말했다. "초기엔 우리도 분노했어요.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하지만 단순히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죠."

이 깨달음이 중요하다. 주인의 담화를 단순히 뒤집는 것(혁명)은 새로운 주인의 담화를 만들 뿐이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담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화양연화 시기: 대학의 담화로의 전환


2015-2016년 "화양연화" 시리즈는 전환점이었다. BTS는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복잡한 서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BTS 유니버스라는 거대한 이야기 세계.

이것은 '대학의 담화'의 특징이다. 지식(S2)이 전면에 나선다. 팬들은 뮤직비디오를 분석하고, 상징을 해석하고, 이론을 만들어야 했다.

"I NEED U"의 뮤직비디오를 기억하는가? 자살, 살인, 방화... 어두운 이미지들의 나열. 명확한 해답은 없다. 팬들이 스스로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것은 교육적이지만 동시에 문제가 있다. 대학의 담화는 지식을 권력화한다. '아는 자'와 '모르는 자'를 구분한다. 실제로 이 시기 팬덤 내에서 '이론파'와 '일반팬' 사이의 위계가 생겼다.


한 팬의 증언: "화양연화 때는 스트레스였어요. 다른 팬들이 막 복잡한 이론 얘기하는데, 저는 이해 못하니까. 진정한 팬이 아닌 것 같았죠."

BTS도 이 문제를 인식했다. 2017년 RM은 말했다. "모든 걸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면 돼요."

이것은 중요한 전환이다. 지식의 독점을 포기하고, 다양한 해석을 인정하는 것. 대학의 담화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인용도 주목할 만하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이것은 단순한 문학적 장식이 아니다. 개인의 각성, 자아의 발견을 암시한다.


Love Yourself 시리즈: 분석가의 담화로


2017년 "Love Yourself" 시리즈의 시작. 이것은 BTS 담화 구조의 혁명적 전환이었다. 起(Wonder), 承(Her), 轉(Tear), 結(Answer)의 4부작 구성.

여기서 BTS는 더 이상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던진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나요?" "당신은 자신을 사랑하나요?" "가면을 벗을 수 있나요?"

이것이 바로 '분석가의 담화'다. 분석가는 환자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환자 스스로 자신의 진실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BTS는 이제 팬들의 정신분석가가 된다.

"DNA"를 보자. "처음부터 내 운명이었어." 운명적 사랑처럼 들리지만, 뮤직비디오는 다르게 말한다. 무한히 반복되는 공간,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 운명인가, 함정인가?

"FAKE LOVE"는 더 직접적이다. "Love you so bad, love you so bad / 널 위해 예쁜 거짓을 빚어내." 타인을 위해 자신을 속이는 것. 이것이 진정한 사랑인가?

라캉은 분석가의 담화에서 'a'(대상 a)가 행위자 위치에 온다고 했다. 대상 a는 욕망의 원인이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것. BTS는 팬들에게 이 도달할 수 없는 무언가를 제시한다. 완벽한 사랑, 완전한 자아. 그리고 묻는다. "정말 그것을 원하나요?"

"IDOL"은 정점이다. "You can't stop me lovin' myself." 이것은 선언이 아니라 질문이다. 정말 날 막을 수 없나요? 나는 정말 나를 사랑하나요?

뮤직비디오의 다중적 이미지들. 한국 전통, 아프리카 비트, 중동 의상. BTS는 하나로 규정될 수 없다. 그들은 모든 것이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다. 이것이 정체성의 진실이다.


Speak Yourself: 주체의 탄생


2018년 UN 연설 이후 시작된 "Speak Yourself" 투어. 이것은 "Love Yourself"의 필연적 결과였다.

라캉은 정신분석의 목표를 "Wo Es war, soll Ich werden"(이드가 있던 곳에 자아가 되어야 한다)로 표현했다. 무의식이 있던 곳에 주체가 탄생하는 것.

"Speak Yourself"는 바로 이것이다. 침묵하던 자가 말하기 시작하는 것. 타인의 언어가 아닌 자신의 언어로.


RM의 UN 연설을 다시 보자:


"어쩌면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 이 순간 나는 바로 여기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신분석적 통찰이다. 우리는 과거(무의식)에 지배받지만, 동시에 현재를 선택할 수 있다.

팬들의 반응이 중요하다. UN 연설 후 #SpeakYourself 해시태그로 수백만 개의 포스트가 올라왔다. 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동성애자입니다" "나는 우울증과 싸우고 있습니다" "나는 이민자입니다" "나는 학교 폭력 피해자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다. 라캉이 말한 '충실한 발화(full speech)'다. 자신의 진실을 말함으로써 주체가 되는 것.

BTS는 이것을 가능하게 했다. 어떻게? 먼저 자신들이 약함을 인정함으로써.

슈가의 "The Last": "Min Yoongi is dead (I killed him)" RM의 "Always": "난 너무 많은 내가 있어서 어떤 게 진짜 난지 I don't know" 진의 "Epiphany": "I'm the one I should love"

그들이 먼저 가면을 벗었다. 완벽한 아이돌이 아닌, 상처받고 혼란스러운 인간임을 드러냈다. 이것이 팬들에게 허가증이 되었다. "너희도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Map of the Soul: 융 심리학과의 만남


2019-2020년 "Map of the Soul" 시리즈는 칼 융의 심리학을 도입했다. 페르소나, 그림자, 자아. 이것은 라캉의 정신분석과는 다른 접근이지만, 흥미로운 대화를 만든다.

"Persona"에서 RM은 묻는다. "Who am I?" 반복되는 질문. 대답은 없다. 아니, 대답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캉은 자아가 상상적 구성물이라고 했다. 융은 페르소나가 가면이라고 했다. 두 이론이 만나는 지점: 우리가 '나'라고 믿는 것은 실제 나가 아니다.

"Black Swan"은 예술가의 죽음을 다룬다.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난 죽은 거야." 이것은 상징적 죽음이다.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잃는 것.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해방일 수도 있다. 하나의 정체성에 갇히지 않는 것. 마사 그레이엄의 말을 인용한 이유가 여기 있다. "A dancer dies twice."

"Shadow"에서 슈가는 그림자와 대화한다. "I wanna be a rap star / I wanna be the top." 욕망과 두려움, 야망과 공허. 그림자는 억압된 것들이다.

라캉적으로 보면, 그림자는 실재(the Real)다. 상징화될 수 없지만 계속 회귀하는 것. BTS는 이것을 직면한다. 도망치지 않고.

"Ego"에서 제이홉은 선언한다. "Map of the Soul 맞아 / 그래 하나 더 있어 / 바로 Ego." 자아의 인정. 하지만 이것은 나르시시즘이 아니다.

건강한 자아는 페르소나도 그림자도 통합한다. 모든 것을 인정하고 수용한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 / 모두 사랑해."

"ON"은 종합이다. "Bring the pain oh yeah / Rain be pourin' / Sky keep fallin'." 고통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맞선다.

이것은 분석가의 담화의 핵심이다. 증상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 BTS는 이것을 7년간의 여정으로 보여줬다.


BE와 팬데믹: 집단적 치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전 세계가 멈췄다. BTS도 투어를 취소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것을 기회로 만들었다.

"BE" 앨범은 멤버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Life Goes On", "Blue & Grey", "Telepathy".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

이것은 '홀딩(holding)'이다. 정신분석에서 홀딩은 안아주는 것, 담아주는 것. 불안한 아이를 엄마가 안아주듯, BTS는 팬들을 음악으로 안아줬다.

"Life Goes On"의 뮤직비디오. 일상적인 장면들. 침대에 누워있고, 드라이브하고, 캠핑하고.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특별하다.

라캉은 일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치유가 일어나는 것도 일상에서다. BTS는 일상을 긍정한다. "Like an echo in the forest / 하루가 돌아오겠지."

"Blue & Grey"에서 뷔는 우울을 노래한다. "Where is my angel / 하루의 끝을 드리운 / 이 공간속 / 나만 홀로 남아." 팬데믹 시대의 고독.

하지만 이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괜찮다고 하지 마 / 괜찮지 않으니까." 거짓 위로보다 진실한 공감. 이것이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다.

온라인 콘서트도 새로운 형태의 치유 공간이었다.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연결된. 수백만 명이 동시에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감정을 느낀다.

이것은 라캉이 말한 '상징적 연대'다. 같은 기표(BTS의 음악)를 공유함으로써 형성되는 공동체. 팬데믹이 만든 물리적 거리를 상징적 근접성이 메운다.


Proof와 Yet to Come: 순환과 새로운 시작


2022년 "Proof" 앤솔로지 앨범. 9년간의 여정을 정리한다. 그리고 "Yet to Come"으로 미래를 약속한다.

"Yet to Come"의 가사를 보자. "우린 계속 걸어갈 거야 / 믿어줘 내 과거는 / 내 미래의 자랑이 될 거야."

이것은 정신분석의 목표와 같다. 과거(트라우마, 증상)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는 것. 과거가 미래의 자원이 되는 것.

뮤직비디오는 과거 작품들의 오마주로 가득하다. "No More Dream"의 스쿨버스, "Spring Day"의 회전목마, "Blood Sweat & Tears"의 조각상.

이것은 '사후작용(Nachträglichkeit)'이다. 라캉이 프로이트에게서 가져온 개념. 과거는 현재에 의해 재의미화된다. 2013년의 "No More Dream"은 2022년에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활동 중단 선언. 멤버들의 개별 활동. 이것은 해체가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각자가 자신의 길을 가는 것. 이것이 "Love Yourself"의 궁극적 실천이다.


개별 활동과 자기 발견


2022-2024년 멤버들의 솔로 활동은 각자의 정신분석 과정 같았다.

제이홉의 "Jack in the Box": 어두운 자아의 탐험.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 "= (Equal Sign)"에서 그는 말한다. "Hate'll paralyze your mind / Gotta see the other side."

진의 "The Astronaut": 우주인이 되어 지구를 떠난다. 거리두기. 정신분석에서 필요한 것. 너무 가까우면 보이지 않는다.

RM의 "Indigo": 인디고 색깔. 파랑과 보라 사이. 정의할 수 없는 것. "들꽃놀이"에서 그는 노래한다. "그래, 나는 말이야 / 평생 들꽃놀이하고 싶어."

슈가(Agust D)의 "D-DAY": 해방의 날. "People Pt.2"에서 "사람들이 사는 게 다 그래." 체념이 아니라 수용. 이것이 성숙이다.

지민의 "FACE": 대면. 자신과 마주하기. "Like Crazy"에서 "I'd rather be lost in the lights." 도피 욕구를 인정한다.

뷔의 "Layover": 경유지. 목적지가 아닌 과정. "Slow Dancing"에서 천천히 춤춘다. 서두르지 않는다.

정국의 "GOLDEN": 황금. 완성이 아니라 가능성. "Standing Next to You"에서 "Leave your body golden."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를 탐험한다. 이것이 분석가의 담화가 지향하는 것. 획일적 답이 아닌, 각자의 진실.


2025년: 재결합과 새로운 담화


2025년 BTS가 다시 모인다. 군 복무를 마치고, 개별 활동을 경험하고. 그들은 어떤 담화를 들고 올까?

아마도 그것은 네 가지 담화를 넘어선 무언가일 것이다. 라캉은 네 가지 담화가 순환한다고 했다. 하지만 BTS는 순환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제5의 담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침묵의 담화'? 말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것. 음악이 언어를 넘어서는 순간.

2025년 6월 13일, 데뷔 12주년. 그들이 무대에 선다면, 무엇을 노래할까? 어쩌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지도. 그저 거기 있는 것만으로 충분할지도.

팬들도 변했다. 12년 동안 함께 성장했다. 10대였던 팬들이 20대가 되고, 20대였던 팬들이 30대가 되었다. 그들도 자신의 여정을 걸었다.

이것이 진정한 분석가의 담화다. 분석가가 환자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것. BTS와 ARMY는 서로의 분석가였다.


글로벌 임팩트: 집단 정신분석


BTS의 "Love Yourself" 캠페인은 개인을 넘어 집단에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수천만 명이 동시에 자기 탐험을 시작했다.

UNICEF와의 "Love Myself" 캠페인. 3년간 28억 원 기부. 하지만 돈보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 폭력 종식, 자기 사랑. 이것은 사회적 치유다.

각국의 교육 현장에서 BTS를 활용한다. 영어 수업, 한국어 수업은 물론, 심리 상담, 인성 교육에도. "Love Yourself"가 교육 철학이 되었다.

학술 연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BTS와 정신건강", "K-pop과 자아정체성", "팬덤과 치유 공동체". 대중문화가 학문의 대상이 된다.

이것은 라캉이 꿈꾼 것일지도 모른다. 정신분석이 병원을 넘어 일상으로. 분석가와 환자의 구분이 사라지고, 모두가 서로의 거울이 되는 것.


비판과 한계: 상품화된 치유?


물론 비판도 있다. "Love Yourself"가 상품화된 자기계발 아닌가? 음반과 굿즈를 팔기 위한 마케팅 아닌가?

라캉은 자본주의 담화도 분석했다. 끊임없는 소비, 채워지지 않는 욕망. BTS도 이 시스템 안에 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BTS는 답을 팔지 않는다. 질문을 판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 질문에는 가격표를 붙일 수 없다.

또 다른 비판: 너무 개인주의적이지 않나? 사회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 아닌가?

일리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BTS는 개인과 사회를 분리하지 않는다. "뱁새"에서 그들은 노래한다. "노력 노력 타령 좀 그만둬 / 억울하면 성공해." 아이러니다. 개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Am I Wrong"에서 더 명확하다. "세상이 미쳐 / 내가 미쳐." 개인과 세계는 연결되어 있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세계를 바꾸는 시작이다.


끝나지 않는 분석


2025년 여름. 한 팬이 일기를 쓴다.

"오늘로 BTS를 안 지 10년이 됐다. 15살에 처음 봤을 때는 그냥 멋있는 오빠들이었다. 지금 25살이 된 나는... 뭐가 달라졌을까?

예전에는 정국 오빠처럼 되고 싶었다. 완벽하고, 재능 있고, 사랑받는. 지금은? 그냥 나 자신이 되고 싶다. 불완전하고, 평범하고, 그래도 충분한.

이게 'Love Yourself'의 의미인 것 같다. 남이 되려고 하지 않는 것. 나를 받아들이는 것. 쉽지 않다. 매일 실패한다. 그래도 계속 시도한다.

BTS가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설렌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설렘이다. 그들을 통해 나를 잊는 게 아니라, 그들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설렘.

RM이 UN에서 말했지. 'Speak Yourself.' 이제 내 차례다. 내 이름은 ○○○. 나는 불안하고, 가끔 우울하고,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게 나다. And I love myself.

고마워, BTS. 당신들이 준 것은 음악이 아니라 거울이었어. 그 거울에서 나는 당신들이 아니라 나를 봤어. 그게 최고의 선물이야."

라캉은 정신분석이 끝이 있다고 했다. 환자가 더 이상 분석가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하지만 동시에 분석은 평생 계속된다고도 했다. 삶 자체가 분석이기 때문에.

BTS와 ARMY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BTS가 은퇴해도, "Love Yourself"의 메시지는 계속될 것이다.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분석가의 담화는 특별하다. 그것은 권력을 포기하고, 지식을 독점하지 않고, 상대방이 스스로 진실을 찾도록 돕는다. BTS는 이것을 대중문화에서 실현했다.

"Yet to Come"에서 그들은 노래한다. "My moment is yet to come." 아직 오지 않은 순간. 그것은 미래가 아니라 가능성이다.

우리 모두의 순간이 아직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희망이다. 될 수 있는 자신, 발견할 자신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

분석은 계속된다. 음악은 계속 흐른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 듣는다. 타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음악 속에서 울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Be Yourself."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 BTS는 12년 동안 이것을 말했다. 아니, 묻고 있다.

"당신은 당신을 사랑하나요?"

대답은 당신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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