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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elJuliet Jul 02. 2022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1-22시즌 결산


2021-2022 NBA 파이널 6차전이 끝나고 한평생 스포츠를 보며 이리도 열정적으로 승리를 바라 마지않았던 적이 있었는지, 이리도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는지 자문해 봤다.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목에 건 수많은 메달들, 가령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의 금메달과 펜싱 박상영의 금메달, 혹은 독일을 상대로 축구 국가대표팀이 거둔 완승, 아니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문자 그대로 지쳐 쓰러질 때까지 뛰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단. 하지만 부족하다. 한일 월드컵 때 나이가 많았다면 달랐으려나? 그러나 스포츠에 IF가 없듯 이러한 논의는 하등 무의미하다.


우스갯소리로 매번 '상남자 특'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으로서 털어놓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스테픈 커리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스포츠 분야에서 나를 유일하게 울린 사람(들)이다. 한 번은 2018-2019 플레이오프 2라운드 6차전. 케빈 듀란트가 부상으로 아웃된 뒤 에이스의 짐을 홀로 짊어진 커리가 전반 무득점 이후 후반 33득점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경기였다. 그리고 2021-2022 파이널 6차전. 시도 때도 없이 추던 어깨춤과 워리어스의 팀 문화를 상징하다시피 하는 미소를 봉인한 채로 비장하게 활약한 에이스가 코트에 주저앉아 서럽게 울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커리와 워리어스를 충분히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KD가 있던 시절의 워리어스는 응원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팀이었다. 역대 최강을 논하는 팀이(조던의 불스보다도 강력하리라 생각한다) 심지어 농구를 끝내주게 재미있게 한다. '어우골'이라는 말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플레이오프 시작 전부터 우승 트로피에 이름을 반절 정도는 새기고 시작하는 느낌이었다지만, 팬 입장에서는 아주 재미있었다. 항상 가비지 게임으로 이어진 것도 아니었던 터라, 예컨대 르브론이 50점을 넘게 넣은 - 그러나 JR 스미스의 역주행으로 기억되곤 하는 - 18년 파이널 1차전 등 제법 쫄깃한 게임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KD와 함께한 두 번의 우승에 올 시즌만 한 감동은 없었다는 말이다. 이때의 우승은 커리의 말을 빌리자면 'take for granted'에 가까웠으니 감동이 전무할 수밖에 없었다. 온갖 저평가를 뒤엎고 일구어낸 올 시즌의 'unlikely'했던 우승의 감동이 배가됨은 당연지사다.


응원팀의 우승은 말하자면 대학 합격 같은 느낌이다. 순간의 터질 듯한 기쁨은, 그러나 생각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고 휘발된다. 적어도 다음 날부터는 언제나 그랬듯 비슷한 일상이 반복된다. 다만 지금껏 내 삶을 채워오던 일부분이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따름이다. 몇 달이 지나면 사이클은 비슷한 모습을 띈 채로 반복됨을 알고 있다지만 완전히 닮을 수만은 없다. 그러니 헛헛한 감정을 숨길 수 없는 법. 조금이나마 떨쳐내 보고자 워리어스의 위대했던 한 시즌을 돌아본다.











PG



#2 크리스 치오짜 (Chris Chiozza)

연봉 : 투-웨이 계약자


정규 시즌 : 34경기(선발 1) 출전, 10.9분, 2.0P / 1.1R / 1.9A, .296 / .321 / .667

플레이오프 : X


F


함께해서 즐거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0 게리 페이튼 2세 (Gary Payton II)

연봉 : $1,939,350


정규 시즌 : 71경기(선발 16) 출전, 17.6분, 7.1P / 3.5R / 0.9A, .616 / .358 / .603

플레이오프 : 12경기 (선발 2) 출전, 16.9분, 6.5P / 3.1R / 1.3A, .659 / .533 / .667


A


커리 다음으로 정이 많이 간 선수다. 코트 내에서의 플레이만 놓고 보더라도 미워하기가 힘들다. 수비는 플레잉 타임만 20분 이상 보장된다면 올 디펜시브 팀 레벨일 것이고, 워리어스의 복잡한 모션 오펜스를 훌륭히 이해하며, 끝장나는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는 데다가, 일절의 더티 플레이 없이 신사와 같이 플레이하고, 심지어 코너 3점까지 곧잘 넣어준다. 핸들링과 샷 크리에이팅이야 많이 부족하지만 그것까지 가졌으면 CP3지, GP2가 아니다.


GP2에게 유독 정이 갔던 이유는 바로 코트 외부에서의 눈물 나는 스토리다. 코트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비디오 분석관을 준비했던 선수가 거짓말처럼 코트에 돌아와 펼친 대활약. 한창 주가를 올리던 도중 딜런 브룩스의 더티 플레이로 당한 끔찍한 부상. 그리고 파이널에서의 기적적인 복귀까지. 농구 영화 시나리오를 써도 이렇게는 안 쓴다. 특히 부상 직후 GP2가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기고한 글을 보고 그는 된 선수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된 사람임을 깨달았다. 올 시즌 워리어스 선수들, 특히 커리와 GP2를 보며 많은 걸 느꼈고 배웠다. 나중에 별개의 글로 써야지.


오프시즌 FA 3인방(오포주, 루니, GP2) 중 가장 재계약 확률이 높지 않을까 짐짓 예상했었건만 아쉽게도 가장 먼저 헤어졌다. 워낙 로열티가 높은 선수긴 하지만 130억 앞에 의리가 어딨나. 나는 달에 13만 원만 더 준다 해도 하던 과외 버리고 갈아탈 것 같다. (내가 걱정하는 게 웃기지만) 그동안 가진 능력에 비해 못 벌었으니 이제라도 많이 벌었으면 하는 선수다. 워리어스 시스템의 외부에서 지금 수준의 득점력을 보여주기란 힘들겠지만, 그 수비력은 어디 안 간다. 커리가 가장 고전하는 유형의 수비수가 매튜 델라베도바, 프레드 밴블릿처럼 날래고 찰거머리 같은 선수인데, GP2도 날래고 끈덕지기로는 어디 가서 꿇리지 않으니 커리를 막는 GP2도 기대된다. 덩크와 앤드원 이후 푸시업과 긁적긁적 세리머니는 잊지 못할 게다. 진심으로 포틀랜드에서도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커리 에라 이후 이 정도로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롤 플레이어가 있었을까.



최고의 순간 : 2022.04.28 1라운드 5차전 (vs 덴버 홈)

15P / 3R / 3A / 2S / 1B, FG 6/8, 3P 3/4

3&D로 거듭난 GP2의 대활약이 아니었다면 골든스테이트는 1라운드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을 테다. 시리즈를 끝내는 클러치 3점.






#3 조던 풀 (Jordan Poole)

연봉 : $2,161,440


정규 시즌 : 76경기(선발 51) 출전, 30.0분, 18.5P / 3.4R / 4.0A, .448 / .364 / .925

플레이오프 : 22경기(선발 5) 출전, 27.5분, 17.0P / 2.8R / 3.8A, .508 / .391 / .915


S


앤드류 위긴스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특히 셀틱스와의 파이널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쳤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위긴스의 도움이 없었다면 셀틱스에게 처참히 깨졌을 테다. 그러나 시즌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순간을 종합하여 볼 때, 내 생각에 스테픈 커리 다음 가는 공헌을 한 선수는 다름 아닌 조던 풀이다. 스테픈 커리가 부상으로 빠진 기간 17경기 연속 20+득점을 올리며 팀을 이끈 것도, 파이널에서 2개의 어려운 3쿼터 버저비터를 넣으며 모멘텀을 완전히 가져온 것도 조던 풀이었다. 볼륨과 효율을 둘 다 상승시키는 것은 사실상 체지방을 깎아내는 동시에 근육량을 늘리는 상승 다이어트만큼이나 어렵다. 그런데 조던 풀이 아무리 3년차 시즌이라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토이스토리 감자 닮은 귀여운 외모와 근본 헤어컷, 커리를 닮아 광대같은 표정까지 여러 모로 마음에 드는 선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뛰어난 워크 에틱. 올해보다 내년에, 내년보다 내후년에 더 잘할 선수다. 다른 선수였다면 파이널 시리즈에서의 모습을 보고 '한계가 느껴졌다'라고 말하겠으나 상기한 조던 풀의 '열정' 때문에라도 그가 보여준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고 싶다. 그런데 구태여 박하게 평할 필요가 없는 것이, 어쨌거나 첫 플레이오프에서 50-40-90에 준하는 효율로 17점을 넣은 선수다. 커리에 준하는 슈터가 될 재능은 아니겠지만, 커리보다 나은 슬래셔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앤퍼니 사이먼스, 제일런 브런슨의 계약 규모를 보면, 또한 조던 풀의 나이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재계약 규모는 최소 4년 110M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격으로 조던 풀을 잡는 것이 팀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가, 조던 풀과 앤드류 위긴스 중 전자를 선택하는 게 맞는가, 라는 질문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그럼에도 조던 풀이라면 돈값을 하겠거니, 하는 믿음이 간다. 3년차에 이런 단단한 신뢰를 보여주는 선수, 조던 풀은 그런 선수다.  



최고의 순간 : 2022.03.24 정규시즌 (vs 마이애미 원정)

30P / 4R / 9A, FG 10/18, 3P 7/13

에이스가 부상으로 아웃되고 자칫 플레이오프 하위 시드로 떨어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비록 이후에도 연패에 발이 묶이긴 했으나, 어쨌거나 침몰하던 워리어스의 분위기를 쇄신한 건 전적으로 조던 풀의 공이었다.






#30 스테픈 커리 (Stephen Curry)

연봉 : $45,780,966


정규 시즌 : 64경기(선발 64) 출전, 34.5분, 25.5P / 5.2R / 6.3A, .437 / .380 / .923

플레이오프 : 22경기(선발 18) 출전, 34.7분, 27.4P / 5.2R / 5.9A, .459 / .397 / .829


S


어떤 의미에서든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3점 성공 역대 1위, 올스타 MVP,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MVP, 네 번째 반지와 첫 번째 파이널 MVP 등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광을 자신의 품으로 가져왔다. 레이 앨런과 레지 밀러가 보고 있는 가운데 뉴욕의 심장에서 넣은 2975번째 3점 슛, 휴스턴을 상대로 넣은 커리어 첫 위닝 버저비터, 올스타전에서의 파괴적인 플레이, 커리가 왜 훌륭한 리더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 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의 식스맨 출전, 마이클 조던과 제리 웨스트를 소환하며 파괴적인 활약을 펼친 파이널까지 인상적인 순간들이 유독 많았던 시즌이었다. 한편으로 커리는 정규 시즌에서 데뷔 이래 최악의 3점 슛감을 보였으며, 농구 외적으로 부모가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거기까지는 그러려니 하는데 부모의 새 연인들 또한 이전에 서로 부부였다니. 이게 아메리칸 마인드인가 싶다. 미국판 <화양연화>? 이런 부침을 겪고 성한 멘탈로 경기에 집중한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심지어 커리어에서 가장 휘황찬란한 시즌을 만들어냈다.


물론 커리와 동의어로 여겨지는 3점 슛이야 상기했듯 시즌 내내 좋지 못했다. 파이널에서 기가 막히게 잘 들어갔을 뿐 플레이오프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4할을 밑도니 특출난 수준은 아니었다. 빅맨 수준의 골밑 성공률을 보이며 45%를 상회하는 확률로 400개의 3점을 넣던 커리는 더 이상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영광을 독차지했다는 점이 중요하다(자 모란트 대신 퍼스트 팀도 받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시즌 중반의 지독했던 슬럼프는 전화위복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커리는 봉인했던 미드레인지 게임에 눈을 떴고, 커리어 하이로 여겨지는 2015-2016 시즌보다 안정적인 포인트가드로 거듭났다. 보스턴이 수비법을 바꾼 파이널 5차전, 커리는 9개의 3점 슛을 던져 단 하나도 림에 집어넣지 못했지만 누구도 그 경기에서 커리의 활약이 형편없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커리를 상대하는 팀들은 하나같이 역대 최고 슈터의 그래비티를 철저히 견제할 것이다. 설령 슈팅이 말을 안 들을지라도, 이제 커리는 그런 상황을 효과적으로 타개할 수 있게 됐다.


2018년 워리어스가 커리에게 5년 201M에 달하는 슈퍼맥스 계약을 안겨줘 커리가 리그의 최고 연봉자가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워리어스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리라 전망했다. 분명 커리는 MVP 레벨의 선수였지만 다음 시즌을 통으로 날렸고, 워리어스는 커리가 염가 계약을 맺고 봉사하다시피 뛰었을 때의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할 것임이 자명했다. 올 시즌 3점이 영 말을 안 듣자 뭇사람들은 커리에게 드디어 에이징 커브가 왔다고, 지난 시즌 MVP 3위에 오르며 팀을 이끌었던 퍼포먼스는 까맣게 잊은 듯 그것은 회광반조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아무 짝에도 의미 없는 상 하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비판의 탈을 쓴 억울한 비난을 당해왔던 지난 세월들.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던 나로서는 올 시즌의 아름다운 피날레 앞에서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 흘리는 커리의 모습에 완전히 이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스테픈 커리는 리그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 가령 니콜라 요키치, 야니스 아테토쿰보, 루카 돈치치와 동일선상에 놓이기엔 아쉽다. 그렇지만 커리는 리그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이자 위대한 리더, 위대한 사람이다. 그토록 원하던 '증명'을 해냈으니 또 어떤 방식으로 괴롭힘을 당하려나. 이미 사람에 따라 역대 탑 텐에 들 대단한 업적을 쌓았지만, 내가 아는 커리라면 여기서 안주하지 않을 테다. 매직 존슨의 레거시에 가닿기 위해 커리어가 끝날 때까지 그놈의 증명은 계속될 것이다.



최고의 순간 : 2022.06.11 파이널 4차전 (vs 보스턴 원정)

41분 출전, 43P / 10R / 4A, FG 14/26, 3P 7/14

스테픈 커리의 커리어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꼽게 될 명경기.






SG



#1 데미언 리 (Damion Lee)

연봉 : $1,910,860


정규 시즌 : 63경기(선발 5) 출전, 19.9분, 7.4P / 2.8R / 1.0A, .441 / .337 / .880

플레이오프 : 16경기(선발 0) 출전, 7.8분, 2.0P / 1.6R / 0.4A, .382 / .250 / .667


D


물론 워리어스의 암흑기부터 함께한 시절이 길어 모션 오펜스에 대한 이해도야 좋지만, 나는 도대체 스티브 커가 왜 이렇게 리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댈러스와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의 플레이는 눈이 썩을 지경이었다. 내년에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남더라도 무디가 더 많은 플레잉 타임을 받지 않을까 싶다. 커리의 애착인형으로서 열심히 벤치를 달궈주길. 이라고 쓰던 차에 리도 떠났다... 곱든 밉든 어쨌거나 정이 들었거늘...






#11 클레이 탐슨 (Klay Thompson)

연봉 : $37,980,720


정규 시즌 : 32경기(선발 32) 출전, 29.4분, 20.4P / 3.9R / 2.8A, .429 / .385 / .902

플레이오프 : 22경기(선발 22) 출전, 36.0분, 19.0P / 3.9R / 2.3A, .429 / .385 / .867


S


한번 냉철해져 보자. 클레이 탐슨의 기록이 정상급 가드의 그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다시 말해, 올 시즌의 클레이 탐슨이 루카 돈치치, 자 모란트, 트레이 영에 준하는 기록을 냈는가? 물론 슈팅 효율은 저들과 비견될 만했지만, 올 NBA 팀에 선정될 활약과는 거리가 멀다. 클레이 탐슨은 더군다나 더 이상 디펜시브 팀 레벨의 수비수가 아니다. 그런데 그는 앞서 열거한 선수들의 연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다. 'Game 6 Klay'도 파이널에서는 맥을 못 췄고, 냉정히 봤을 때 연봉 값을 못 해도 한참 못 했다.


그러나 941일 동안의 기나긴 부재를 반드시 염두에 둬야만 한다. 3년 전,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찢어진 상태로 자유투 2개를 모조리 넣고 그제야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러니 설령 벽돌을 던진다 할지라도 건강하게만 뛰어준다면 만족스러웠을 시즌이었다. 그런데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모두에서 3할 8푼을 상회하는 3점 성공률을 곁들여(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야투율과 3점 성공률이 정확히 동일한 걸 보니 기계는 기계다) 평균 20득점 언저리를 넣으니 어찌 특별한 활약이 아닐 수 있겠는가.


분명 케빈 듀란트처럼 다쳤다는 사실을 완전히 망각할 정도의 활약은 아니었다. 슈팅 효율도 이전만 못하고, 무엇보다 수비를 할 때 티가 많이 난다. 제일런 브라운에게 속절없이 농락당하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 재빠른 카이리 어빙과 데미안 릴라드도 도맡아 수비하던 탐슨이었는데... 그럼에도 몇몇 장면에서는 인상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챔피언의 심장을 무시해서는 안 됨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올해는 기나긴 부상에서 돌아온 첫 번째 시즌이었고, 예상컨대 탐슨은 내년에 더 잘할 것이다. 빈티지 탐슨의 모습을 완전히 회복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고의 순간 : 2022.01.10 정규시즌 (vs 클리블랜드 홈)

17P / 3R / 1A, FG 7/18, 3P 3/8

17점이면 클레이 탐슨의 평균 득점보다도 낮은 득점을 기록한 경기다. 농구를 더 잘했던 경기야 많다. 가령 38점을 넣었던 밀워키전, 혹은 멤피스 상대로 발동이 걸린 'Game 6 Klay'. 그러나 941일 만의 코트 복귀, 왕조의 주역 셋이 홈코트에 나란히 선 순간을 이길 도리는 없다.






#4 모제스 무디 (Moses Moody)

연봉 : $3,562,080


정규 시즌 : 52경기(선발 11) 출전, 11.7분, 4.4P / 1.5R / 0.4A, .437 / .364 / .778

플레이오프 : 13경기(선발 0) 출전, 8.1분, 3.2P / 0.6R / 0.3A, .536 / .538 / .667


B


괜히 '즉시 전력감 루키'라는 평가를 들은 게 아니었구나! 갓 한 해를 뛴 선수에게 참으로 가혹한 평가이지만, 무디가 올스타 레벨로 성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쿠밍가는 프랜차이즈를 이끌 스타가 될 것도 같다. 그렇지만 무디가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은 잘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견실한 주전 선수가 될 확률은 무디가 높아 보인다. 쿠승우와 무승호.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공수 양면에서의 안정감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내년에는 리서방의 플레잉 타임을 많이 빼앗아오길 빕니다.



최고의 순간 : 2022.05.27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 (vs 댈러스 홈)

7P / 0R / 0A, FG 2/3, 3P 1/1

나름 30점을 올린 경기도 있었으나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폭풍 7득점'을 올리며 컨퍼런스 파이널을 마무리 지은 루키의 퍼포먼스가 첫손가락에 꼽힐 만하다.






#15 퀸더리 웨더스푼 (Quinndary Weatherspoon)

연봉 : 투-웨이 계약


정규 시즌 : 11경기(선발 0) 출전, 6.6분, 2.7P / 1.3R / 0.5A, .571 / .200 / 1.000

플레이오프 : X


D


아마 다음 시즌에도 남을 성싶은데, 분명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G리그에서 어쨌건 좋은 활약을 보였고, 클레이 탐슨의 회복기 때 탐슨을 잘 수비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으니... GP2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디빈첸조, 무디 등과 함께 힘을 내서 빈자리를 잘 메워줬으면 좋겠다.






SF



#9 안드레 이궈달라 (Andre Iguodala)

연봉 : $2,641,691


정규 시즌 : 31경기(선발 0) 출전, 19.5분, 4.0P / 3.2R / 3.7A, .380 / .230 / .750

플레이오프 : 7경기(선발 0) 출전, 8.7분, 1.6P / 1.0R / 1.7A, .444 / .333 / .667


C


파엠갑 이궈달라. 누가 뭐래도 워리어스 왕조의 주역이고 (멤피스 팬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리그의 레전드로 남을 선수다. 그렇지만 시간은 거스를 수 없는 법. 냉정히 더 이상 NBA 레벨이 아니라고 본다. 원래도 별 볼 일 없었던 슈팅은 아예 맛이 가버렸고, 수비 또한 연세가 있다 보니 예전만 못하다. 2014-2015 파이널에서 르브론을 억제하던 게 엊그제 같건만, 여기서도 새삼 르브론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다음 시즌 선수로 남는다 한들 유의미하게 전력에 도움을 주기는 힘들 듯 보인다. 그래서 파이널 6차전의 마지막, 위긴스를 빼고 이궈달라를 코트에 넣은 결정이 참 감동적이었다. 왕조의 주역들과 마지막을 만끽하라는 느낌. 위긴스 개인과외로 밈도 하나 남겼으니 제법 보람찬 시즌이었을 테다.



최고의 순간 : 2022.01.02 정규시즌 (vs 유타 원정)

12P / 7R / 8A / 0TOV, FG 3/5, 3P 2/4

유타를 무너뜨렸던 결정적인 클러치 3점. 어쩌면 이궈달라의 마지막 불꽃. 기분 탓일지 몰라도 이궈달라의 슈팅은 중요한 순간에 기가 막히게 들어간다.






#22 앤드류 위긴스 (Andrew Wiggins)

연봉 : $31,579,390


정규 시즌 : 73경기(선발 73) 출전, 31.9분, 17.2P / 4.5R / 2.2A, .466 / .393 / .634

플레이오프 : 22경기(선발 22) 출전, 34.9분, 16.5P / 7.5R / 1.8A, .469 / .333 / .646


A


올 시즌 위긴스는 루키 시즌 이후 가장 낮은 평균 득점을 기록했고, 자유투 성공률은 6할 초반으로 커리어 로우였다. 4할에 가까웠던 3점 성공률 덕분에 슈팅 효율이 제법 괜찮았던 점을 제외하고는 미네소타 시절과 대동소이한, 차라리 볼륨을 보자면 그 시절만 못한 숫자였다. 물론 위긴스에게 주어진 롤이 3~4옵션 수준으로 그렇게 많지 않았음을 감안해야겠지만, 30M을 넘게 받는 선수라기엔 다소간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위긴스의 올 시즌 활약이 별로였다, 돈값을 전혀 못했다는 말을 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다. 당연히 말이 필요 없는 플레이오프에서의 대활약 덕분이다. 특히 댈러스를 상대한 컨퍼런스 파이널, 보스턴을 상대한 파이널에서의 활약은 놀라웠다. 클레이 탐슨과 조던 풀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파이널에서 18득점 9리바운드의 예쁜 스탯 라인을 찍으며 커리를 든든히 보좌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위긴스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에이스 스토퍼 역할을 하며 모란트, 돈치치, 테이텀이라는 판이하게 다른 유형의 젊은 슈퍼스타들을 훌륭히 제어했다는 사실이다.


터프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판에 직면해야 했던 위긴스가 맞나 싶을 정도로 플레이오프에서의 위긴스는 터프가이 그 자체였다. 지미 버틀러가 부러워할 정도로 훌륭한 몸을 쓰는 방법을 8년차에 이르러서야 개안한 느낌이랄까. GP2의 부상 이후 소프트웨어를 갈아 끼웠다는 인상도 받았다. 원래부터 리그 최고의 인게임 덩커였다지만, 멤피스와의 1차전에서 위긴스가 터뜨린 덩크에서 복수심 내지는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돈치치를 상대로 한 (억울하게 취소당할 뻔한)인 유어 페이스 덩크는 단연 최고의 명장면. 위긴스의 올 시즌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잘해도 너무 잘해서 조던 풀과 같이 남길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점이다.



최고의 순간 : 2022.06.14 파이널 5차전 (vs 보스턴 홈)

43분 출전, 26P / 13R / 2A / 1S / 1B / 0TOV, FG 12/23

보스턴이 수비 기조를 바꾸자 커리는 잠잠해졌지만 다른 워리어스 선수들은 문자 그대로 활개를 쳤다. 공수 양면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친 위긴스가 누구보다 빛났다.






#00 조나단 쿠밍가 (Jonathan Kuminga)

연봉 : $5,466,360


정규 시즌 : 70경기(선발 12) 출전, 16.9분, 9.3P / 3.3R / 0.9A, .513 / .336 / .684

플레이오프 : 16경기(선발 3) 출전, 8.6분, 5.2P / 1.7R / 0.5A, .500 / .231 / .769


B


근 몇 년간 가장 인상적이었던 워리어스 루키의 1년차. 공격은 물론이거니와 수비에서까지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특기할 만하다. 멤피스와의 2라운드에서 아직 플레이오프의 터프함을 이겨낼 수준의 핸들링을 갖추지 못했음이 드러났지만, 뭐 어떤가! 쿠밍가는 아직 루키고, 그의 소속팀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번뜩이는 모습을 제법 보여줬기에 플레잉 타임이 20분을 넘어설 내년에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다만 위험한 플레이는 줄일 필요가 있다. 더러운 선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올 시즌의 플레이 방식이 다른 선수들에게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았음은 자명하고, 필시 고쳐야 한다. 욕받이는 디 그린 하나로 족하다.



최고의 순간 : 2022.01.15 정규시즌 (vs 시카고 원정)

25P / 3R / 3A / 1S / 3B / 0TOV, FG 10/12, 3P 2/4, +22

공수 토탈 패키지로서의 면모를 완벽하게 보여준 올 시즌 최고의 퍼포먼스.






PF


#23 드레이먼드 그린 (Draymond Green)

연봉 : $24,026,712


정규 시즌 : 46경기(선발 44) 출전, 28.9분, 7.5P / 7.3R / 7.0A, .525 / .296 / .659

플레이오프 : 22경기(선발 22) 출전, 32.0분, 8.0P / 7.2R / 6.3A, .479 / .205 / .638


B


우스갯소리로 예전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 지분 90%가 정준하의 몫이었듯 골든스테이트가 욕을 먹는 지분의 90% 정도는 디 그린의 몫이다. 올해도 여전했다. BQ는 대단히 높은 선수가 가끔씩 세상 ASK 같은 행동을 하니 이제는 신기할 따름이다. 브랜든 클라크의 유니폼은 왜 잡았을까? 제일런 브라운의 바지는 왜 벗기려고 했을까? 심심할 때마다 김치전을 부치는 정준하. 팟캐스트에서 말하는 걸 듣고 있자면 분명 똑똑한 사람이고 똑똑한 선수인데 코트 안에서는 어쩜 그럴까. 리버스-카이리 어빙인가? 농구를 잘해서 고맙긴 하지만 마음껏 좋아할 수만은 없는 선수다.


어느 시즌이 안 그랬겠냐마는 올 시즌 역시 디 그린을 둘러싼 비프가 많았다. 이전까지는 농구 외적인 말들이 많았다면 올해는 -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 농구와 관련된 비판이 앞섰다. 여전히 최고 수준의 수비수이지만 팀 수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떨어졌고, 개인 공격력은 나날이 하향곡선을 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널 5차전, 6차전과 같이 대단히 중요한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겠다. 미우나 고우나 워리어스 왕조를 일궈내는 데 있어 커리 다음으로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고, 역시 커리와 함께 워리어스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선수다. 탑 레벨의 선수로 뛸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플래시 브라더스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게 뛰어줬으면 좋겠다. 워낙 머리가 좋은 선수니 나이가 들어서도 제법 괜찮을 거다.



최고의 순간 : 2022.06.17 파이널 6차전 (vs 보스턴 원정)

12P / 12R(4 ORB) / 8A / 2S / 2B, FG 5/10, 3P 2/5

디 그린은 이날 경기 이전까지 파이널에서 드럽게 못했다. 두 번의 퇴장, 단 하나도 림을 가르지 못한 3점, 득점과 경쟁하는 파울 개수. 그러나 디 그린은 보스턴이 커리에 대한 블리츠 수비 기조를 유지한 6차전에서 적재적소에 점프슛을 넣어줌으로써 자신이 왜 왕조의 주역으로 불려 마땅한지를 증명했다.






#95 후안 토스카노-앤더슨 (Juan Toscano-Anderson)

연봉 : $1,701,593


정규 시즌 : 73경기(선발 6) 출전, 13.6분, 4.1P / 2.4R / 1.7A, .489 / .322 / .571

플레이오프 : 14경기(선발 0) 출전, 3.5분, 0.8P / 0.7R / 0.6A, .400 / .400 / .333


D


원래도 이 모양 이 꼴이었던 선수라면 미련이 없었으련만, 2020-2021 시즌의 인상적인 활약이 생생했기에 더욱 아쉬운 시즌. 롤을 확장하자 효율이 급감했고, 기가 막히게 꽂아주던 3점이 말을 듣지 않았다. 멕시코 팬들과 관련하여 비즈니스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이점을 가져다주는 선수이기도 하고, 작년의 실력이 어디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남아줬으면 했는데 아쉽게 됐다.






#32 오토 포터 주니어 (Otto Porter Jr.)

연봉 : $2,389,641


정규 시즌 : 63경기(선발 15) 출전, 22.2분, 8.2P / 5.7R / 1.5A, .464 / .370 / .803

플레이오프 : 19경기(선발 3) 출전, 19.5분, 5.4P / 3.4R / 1.8A, .494 / .404 / .778


A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경구는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반에 통용될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오토 포터 주니어의 폼이 떨어졌던 적이 있던가?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거의 날렸을 뿐, 그전까지 시카고에서 3점을 4할로 쏘던 선수였다. 93년생의 젊은 선수가 반지 원정대로 팀에 와주다니, 선수와 팀의 이해관계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덕분에 야무지게 잘 썼다. 모션 오펜스에 대한 이해도도 인상적이었으니 깔 게 없다. 이전처럼 20M을 넘게 받는 선수도 아니고, 고작 2M 주고 쓰는데 수비 흠잡는 것도 어불성설. 고맙고 또 고마운 활약이었다. 생각건대 오포주가 없었으면 플레이오프도 고행길이었을 테다.


올 시즌이 결국 오포주에게는 다소간 성공적인 쇼케이스였기에 절대 못 잡으리라 생각했는데, GP2가 포틀랜드로 가면서 내년에도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많은 경기를 뛰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지만, 철강왕 위긴스가 든든히 버티는 등 윙 뎁스가 괜찮은 팀인 만큼 이번 시즌이 그러했듯 큰 부담은 없겠다. 이런 클래스 있는 선수가 남아준다면야, 그리고 플레이오프 일정을 소화하기만 해 준다면야 정규 시즌일랑 절반 정도 빠져도 문제 없다. 라고 쓰던 와중에 떠났다... 토론토에서도 건강하게 잘 뛰었으면!



최고의 순간 : 2021.12.26 정규시즌 (vs 피닉스 원정)

19P / 6R / 3A / 0TOV, FG 8/13, 3P 3/7

크리스마스 매치의 클러치 타임을 지배한 사나이는 스테픈 커리도, 크리스 폴도, 데빈 부커도 아닌 오토 포터 주니어였다.






#8 네마냐 비엘리차 (Nemanja Bjelica)

연봉 : $2,089,448


정규 시즌 : 71경기(선발 0) 출전, 16.1분, 6.1P / 4.1R / 2.2A, .468 / .362 / .728

플레이오프 : 15경기(선발 0) 출전, 10.0분, 2.9P / 2.1R / 1.1A, .529 / .375 / .571


C


참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이었다고 평할 수 있겠다. LA 레이커스를 상대로 한 개막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커리도, 르브론도 아닌 비엘리차였다. 아무리 짬을 드실 대로 드신 노장이라 한들 어떻게 한 경기만에 워리어스의 시스템에 거의 완벽히 녹아든다는 말인가? 잠깐이나마 골든스테이트 + 요키치를 그려볼 수 있어 행복했다. 물론 이때의 활약이 계속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비엘리차가 받는 연봉을 고려할 때 차고 넘치게 잘해줬다. 대단히 짧은 시간을 출전하긴 했지만, 파이널에서의 활약도 제법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궁금하다. 테이텀이 못한 걸까, 비엘리차가 잘 막은 걸까? 고생 많았고 내년에 터키.. 아니 튀르키예에 가서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최고의 순간 : 2021.10.20 정규시즌 (vs LA 레이커스 홈)

15P / 11R / 4A, FG 6/7, 3P 1/1, +20

니콜라 요키치를 보았다.






C



#33 제임스 와이즈먼 (James Wiseman)

연봉 : $9,166,800


정규 시즌 : X

플레이오프 : X


F


워리어스의 9M은 다른 팀들의 9M과 다르다. 다시 말해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병상에서 골골대던 와이즈먼 덕분에 레이콥 구단주님의 주머니에서는 - 비록 내 돈이 아니라지만 - 수백 억이 빠져나갔다. 건강에 문제가 없었던 때의 플레이를 보고 있자면 아직 워리어스 농구에 전혀 녹아들지 못하는 한계를 보임에도 인상적인 피지컬과 슛 터치가 눈에 띈다. 최고 사양 PC방 컴퓨터에 윈도우 XP가 깔려있는 느낌. 건강하게 돌아와서 OS 업데이트만 잘해보자. 아직까지는 데이비드 로빈슨이 될 가능성을 억지로라도 믿고 싶다.






#5 케본 루니 (Kevon Looney)

연봉 : $5,178,572


정규 시즌 : 82경기(선발 80) 출전, 21.1분, 6.0P / 7.3R / 2.0A, .571 / .000 / .600

플레이오프 : 22경기(선발 13) 출전, 20.4분, 5.8P / 7.6R / 2.2A, .659 / .000 / .611


A


커리는 공격을 하고, 그린은 수비를 하고, 루니는 농구를 한다(커공그수루농). 골밑이 약한 워리어스에서 센터가 시즌 100경기를 소화해 줬다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운데 플레이오프에서 데니스 로드맨으로 변신하니 그야말로 '완소'다. 듀란트와 1on1을 할 정도로 슈팅이 좋은 선수가 비범함을 잃고 시스템의 조각으로서 기능하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헌신에 고맙기도 한 양가적인 감정이 든다. 제임스 와이즈먼이 건강하게만 복귀한다면 분명 루니보다 나은 선수가 될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니는 워리어스의 오펜스에, 그보다 디펜스에 (최소한 향후 몇 년 간은)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비록 커탐그와 동일선상에 놓이긴 요원하겠지만, 그래도 영원히 워리어스의 프랜차이저로 남아줬으면 하는 선수. 팬들은 그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는지 이미 잘 알고 있다.



최고의 순간 : 2022.05.14 2라운드 6차전 (vs 멤피스 홈)

4P / 22R(11 ORB) / 5A

멤피스의 골밑을 그야말로 유린하며 시리즈를 끝낸 대활약. 공격 리바운드를 11개씩 잡아주면 쉬운 야투 몇 개 흘리는 것쯤이야 웃어넘기게 된다.






HC



스티브 커 (Steve Kerr)


S


올 시즌 이전에도 스티브 커가 가진 능력에 비해 다소 과소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KD와 함께한 두 번의 우승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음은 자명하나, 그럼에도 스티브 커가 감독으로만 세 개의 반지를 얻은 위대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그러나 나 또한 커 감독의 로테이션에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왜 핫 핸드인 커리를 여기서 빼지? 여기서 데미안 리를 넣는다고? 상대는 주전 돌리는데 퀸 쿡이 나와? 너무하다 너무해!


그러나 올 시즌 로테이션을 시즌 중에도 유연하게 조정하고, 노장들의 출전시간 관리를 칼같이 하는 모습을 보며 네 번째 우승을 만들어낸 커 감독 고유의 방식이 옳았음을 여실히 느꼈다. 특히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커 감독의 뛰어난 능력을 다시금 절감했다. 커 감독이 코로나에 걸려 마이크 브라운이 대행했을 때 워리어스의 인게임 대처가 얼마나 답답했는지 기억할 것이다. 커 감독의 철저한 출전시간 관리는 결국 파이널 시리즈에서 젊은 팀인 보스턴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무엇보다 파이널 4차전 클러치 타임에 디 그린을 빼는 용단. 그 선택 하나가 시리즈의 향방을 완전히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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