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자도르가 PHEV로 방향을 튼 이유
람보르기니가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로 예고했던 란자도르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대신 해당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출시 방향을 수정했다. 전동화 흐름이 거세지만, 초고성능 시장에서는 다른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
란자도르는 2023년 콘셉트카로 공개된 뒤 2029년 출시가 예고됐던 모델이다. 차체를 높인 쿠페 형태로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가 될 예정이었지만, 내부 검토 끝에 전기 파워트레인은 완전히 배제됐다.
경영진은 주요 고객층의 전기차 수용도가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을 결정 배경으로 언급했다. 단순히 빠른 가속이나 출력 수치만으로는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람보르기니의 핵심 가치는 숫자가 아니라 감각에 있다. 강렬한 배기음, 엔진 진동, 기계적인 반응에서 오는 몰입감이 브랜드 경험의 중심이다.
전기모터 특유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반응은 장점이지만, 전통적인 내연기관이 주는 감성적 자극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동화에 과도한 투자를 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란자도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첫 세대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출시될 예정이다. 내연기관을 유지하면서 전동화를 부분적으로 접목하는 전략이다.
람보르기니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내연기관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슈퍼카 시장에서도 전동화는 피할 수 없는 방향이지만, 속도는 브랜드마다 다르다. 이번 결정은 람보르기니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지 보여주는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