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그날그날의 비, 구름, 바람, 기온 따위가 나타나는 기상 상태. <표준국어대사전>
날씨는 변한다.
맑게 갠 하늘이 있는가 하면, 예고도 없이 낮은 저기압이 몰려와 지붕 위에 무겁게 눌러앉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내 마음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음속에도 나름의 기상 시스템이 작동 중인 셈이다.
어떤 날은 갓 구운 토스트처럼 따뜻한 햇볕이 내려앉고,
어떤 날은 시베리아에서 직배송된 것 같은 바람이 가슴 한가운데를 통과한다.
분명 나는 아무것도 주문한 적이 없는데 말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이 안개처럼 내려앉을 때면,
세상의 모든 일기예보는 그저 참고용 문서가 된다.
정확히 말하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참고용 문서다.
물론 일 년 내내 쾌청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후는 대체로 어딘가 문제가 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면 땅은 말라버리고, 결국 가뭄이 온다.
반대로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잠을 설칠 수밖에 없지만, 그 비 덕분에 우리는 뜨거운 계절을 어떻게든 견뎌낸다.
마음의 시스템도 그렇다.
지구가 사계절과 절기의 리듬 속에서 푸른빛을 유지하듯,
마음도 이런 변화와 함께 나름의 하루를 살아간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그 더위가 폭염이 아니라 과일을 익히는 정도의 햇볕이기를,
그 비가 폭우가 아니라 우산 하나면 충분한 단비이기를,
그 눈이 폭설이 아니라 겨울의 가뭄을 조용히 해결해 주는 정도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내 마음의 날씨를 가볍게 살핀다.
너무 건조하지 않은지, 지나치게 차갑지는 않은지.
햇빛이 창가를 부드럽게 두드리고,
비가 오더라도 신발이 젖기 전에 그칠 것 같은 그런 장소에 오늘도 머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초콜릿을 한 조각 더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