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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타 Mar 18. 2022

특별한 날에는

3월 마리아주

제철음식은 채소나 과일, 해산물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계절에 상관 없는 육류나 가공식품은 의미에 따라 시즌음식이 된다. 결혼기념일과 화이트데이가 있는 3그냥 흘려보내긴 아쉽고 유난을 떨기엔 민망해서 소소한 사치를 부리며 일상을 벗어난 음식과 와인을 즐기기로 했다.


1. 울프강 스테이크

와인하면 스테이크지! 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모든 음식에 곁들이지만 특별한 날이니만큼 특별한 와인을 챙겨갔다. 콜키지가 무려 5만원이라는 것에 망설여지긴 했지만 말이다.

카판넬레 솔라레 2010은 ‘반짝이는 태양의 언덕’을 뜻하는 이태리 토스카나 프리미엄 와인이다. 처음에는 산도가 강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산미는 약해지며 특유의 짠맛이 올라와 스테이크 맛을 해치지 않고 느끼함도 잘 잡아주었다. 부드러운 바디감을 즐기려면 여유있게, 에어링을 충분히 하길 권한다. 역시 꼬기가 꼬기했다!!!

예전에는 먹지도 못하는 거라고 쳐다보지 않았던 꽃이 좋아지고 요즘 핫한 티아라케이크와 오드리햅번 와인으로 불리는 파스쿠아 프리잔테 프로세코로 2차를 했다. 당도가 높지 않은 세미스파클링 와인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좋았다.


2. 초콜릿과 블루치즈

배는 부른데 디저트와 한 잔 더하고 싶다면 포트와인은 어떨까? 포트와인은 와인을 발효할 때 독한 브랜디를 블랜딩한 것으로 알코올 도수가 18도에서 20도를 육박할 정도로 높다. 그래서 음식을 먹을 때는 잘 마시지 않고 식후에 향이 진한, 쿰쿰하고 꼬릿힌 치즈나 다크초콜릿, 하몽 등과 함께 마시는 게 정석이다. 도수는 높지만 포도가 완전히 발효되기 전에 브랜디를 섞어 처음에는 쓰지만 달콤한 잔향이 남는 게 매력적이다.

나도 화이트데이에 받은 초콜렛과 호박무스를 얹힌 타르트와 함께 홀짝홀짝 딱 한 잔 마셨다. 와인잔보다 작은 위스키 잔에 따라서 입술을 적시듯 조금씩, 천천히 마셔야 안전(!)하다. 잠이 오지 않을 때 한 잔 마셔도 좋을 듯! 해봐야짓~!!!

결혼 21주년이었다.

믿기지 않는 숫자가 그냥 웃겼다. 이제는 여유를 갖고 세월을 다독이며 살아야지. 인생 뭐 있남!! 어차피 행복은 순간이고 그 순간을 위해 또 오랜 시간을 달려야 하니까. 가끔은 쉬어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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