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팀에 UX라이터가 필요한 이유

인터페이스 안에서 길을 잃은 사용자들

by 만식

*원문을 번역한 글입니다.

*원문은 발행 이후 수정될 수 있으며, 본 번역은 발송 시점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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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업계 전반에 휘몰아치는 감원 바람 속에서 수십 년 경력의 실력자들조차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디지털 프로덕트 디자인 팀이 글을 다루는 전문가들과 작별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인력이 줄어들 때마다 우리는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를 잃고 있습니다. 라이팅은 디자인 프로세스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인터랙션을 단순하게 정돈하고 신기능을 친절하게 소개하며 브랜드의 개성을 적재적소에 불어넣으려면 모든 디자인 팀에 라이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과연 팀에서 라이터라는 구성원과 그들이 가진 전문적인 역량이 사라지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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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네, 취소할게요. / 아뇨, 취소할게요.


최악의 시나리오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업계에서는 이미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적절한 텍스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용자들은 금세 방향을 잃고 맙니다. 버튼의 명칭이나 안내 문구 그리고 사용자 액션을 유도하는 CTA가 모호해지는 순간 전체적인 인터랙션은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고유의 성격과 보이스앤톤마저 서서히 흐릿해집니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어떤 기업들은 브랜드나 마케팅 팀에 의존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제품의 사용성 문제를 마케팅 조직에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 피드가 아무리 화려하고 멋지다고 해서 그것이 제품 자체의 사용 경험을 개선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객 지원 문의가 급증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품 사용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용자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하면 텍스트는 줄었을지 몰라도 혼란을 느끼는 사용자는 훨씬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들은 제품 안에서 길을 찾기 위해 누군가의 가이드가 절실해집니다. 잘 설계된 UX 라이팅은 고객 지원 팀이 단순한 인터페이스 설명을 반복하는 대신 더 복잡하고 중요한 이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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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가 더 악화되면 사용자들은 아예 서비스에서 이탈해 버립니다.


쌓여가는 불만 속에서 한때 사랑받았던 앱은 더 이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존재가 됩니다.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넘쳐나고 품질에 대한 눈높이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사용자들은 미련 없이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 떠납니다.


특히 높은 신뢰가 필요한 제품일수록 이 문제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사소한 문장 부호 하나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제품에 어떻게 사용자의 소중한 개인 데이터를 믿고 맡겨달라고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image.png 라이터는 제품에 생생한 페르소나와 명확한 관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팀에서 라이터라는 직군을 없앤다고 해서 제품에 필요한 라이팅 수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페이스에는 여전히 수많은 텍스트가 남을 것이고 결국 누군가는 그 문장들을 써내야만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그리고 PM들이 이미 한계에 부딪힌 상태일지라도 누군가는 그 업무를 떠맡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소한 문장 부호 하나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제품이 어떻게 사용자의 소중한 개인 데이터를 믿고 맡겨달라고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문제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가장 먼저 파악하는 존재가 바로 라이터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터페이스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는 정도만 느끼지만 라이터는 그것이 '언어'의 문제라는 사실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습니다.


다른 모든 전문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영화의 호흡이 늘어진다는 건 느낄 수 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설명하는 건 전문 편집자의 몫입니다. 클래식 전공자와 함께 교향악단을 관람하거나 전문 셰프와 함께 식사를 할 때도 우리는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그들은 '적당히 괜찮은 것'과 '완벽한 것'의 한 끗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깨닫게 해줍니다.


이것이 바로 창의성이 가진 마법이자 신비로움입니다. 무엇이 고장 났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내는 데는 반드시 전문가의 안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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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서 라이터가 사라지면 그 공백은 고스란히 사용자에게 전달됩니다. 비록 사용자가 구체적인 원인을 찾아내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말입니다. 훌륭한 UX 라이팅은 때로 공기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개 눈에 띄는 에러 메시지에만 주목할 뿐 그런 에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한 매끄러운 인터랙션의 가치는 쉽게 지나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것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라이터가 존재합니다.


image.png 완성도 높은 인터페이스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텍스트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동안 수많은 기업에 첫 번째 UX 라이터로 합류하거나 자문을 제공해 왔습니다. 그중 전문 역량(Craft)의 가치를 아는 곳들은 불과 6개월 만에 "라이터가 꼭 필요할까?"라는 의문에서 "라이터 없이 어떻게 일했었지?"라는 확신으로 태도가 급변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자인 리더들에게 항상 같은 조언을 건넵니다. 최고의 라이터를 채용하고 그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치게 하십시오. 그러면 제품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며 팀 전체의 잠재력이 깨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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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우리가 무언가를 만드는 방식을 매우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작년과 비교해 봐도 제 업무 방식은 이미 크게 달라졌고 앞으로도 이런 변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내놓는 제품과 기능들의 모습 또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AI가 우리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AI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물의 영역을 넓혀줄 뿐입니다.


저는 여전히 '좋은 글'이 가진 힘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글을 써 내려가는 '사람'의 가치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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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https://uxdesign.cc/when-design-teams-get-rid-of-writers-nobody-wins-6f8e4a568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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