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붉게 물들었던 단풍이 떨어지거나
말라비틀어진 자리
유치를 밀어내는 영구치처럼
새눈이 돋고 있었다
매섭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그 조그맣던 새눈은
놀라운 변신을 시작했다
톡!
눈을 뜨더니
하나 둘
조금씩
그 작은 눈 안에서
준비하고 기다려 온 것들을
하나씩 둘씩
아주 천천히
세상 밖으로
밀어 올리고 있었다
잎이 나오고
줄기가 나오고
또 잎이 나오고
어미소의 몸속에서 막 태어나는 새끼 소의 몸짓처럼
처음엔 온몸을 오그리고 접혔더니
조금씩 천천히 잎을 펼치려 하고 있다
오묘하고 신비롭다
그 작은 새눈에
저렇게 많은 잎과 줄기가
그 작은 새눈 안에서
저렇게 많은 잎과 줄기를 만들어 내다니
그저 경이롭고 신비하기만 하다
그건 아마도 보는 이에게만 보여주는
우리들만의 비밀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