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할머니에게 4.3에 대해 물어본 적 있다.
“너무 무서웠고, 벌벌 떨었다.”
“숨어있었다.”
“총소리, 사람들 소리가 들렸다.”
라고 말했다.
뒤로 계속 미뤄두다, 끝내 다 읽었다. 역시나 힘들었다. 이념으로 무고한 살생이 진행되고, 시간이 흘러도 그 무게를 유족들이 감당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완벽히 수습되지 않은 일들이 남아 있다.
그때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까.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실제로 겪었다는 사실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작가의 대답은, 아마 “그렇다”에 가까울 것이다.
나는 소설 속 경하가 어둠 속에서 촛불을 다시 밝히는 장면을 그렇게 읽었다.
살아가야 하는 의지. 그리고 꺼질 듯 이어지는 불빛을 손에서 손으로 건네는 일.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별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에 이어 『작별하지 않는다』까지 읽었다.
작가님, 너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