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레이맨은 쿠키를 부르는 결말인데 쿠키가 없다. 액션은 자고로 화끈한 권선징악이 필수인데 2프로 부족해서 그랬다.
결말은 뭐, 설마 라이언 고슬링 데려다 놓고 죽이진 않을 테니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살아났다'로 보면 된다.
이건 다들 짐작할 테니 스포는 아니겠지. 나 역시 안 죽겠지 하면서 보는데도 행여 죽을까 봐 발가락 끝에 한 번씩 힘이 들어갔다.
스토리도 아주 전형적인 첩보영화인데 물량으로 때려 넣어 볼거리가 많다. 비행기 씬과 프라하 씬, 마지막 크로아티 고성 장면은 영화관 화면으로 봤으면 정말 실감 났겠다.
라이언 고슬링은 city of stars를 부르던 게 너무 강렬한데 그레이맨에서는 좀 다르게 강렬하다.
액션이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생사를 오가는 액션에서도 특유의 여유를 보이는 그게 강렬했다. 영화적 장치인 거 알면서도 빠져든다.
라이언 고슬링의 상대는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번스다. 캡틴 사직서 내고 이토록 재수 없는 인간으로 돌아오다니 이것도 능력이다. 그런데 캡틴의 후광이 너무 쎈 지 어느 순간 I can do this all day. 가 나올 거 같다. All day로 재수 없어서 더 그랬을지도.
키워드가 있다. This is just another Thursday. 이 무심한 한마디가 또 그의 매력지수를 견인한다. 라이언 고슬링 특유의 깊은 눈빛과 함께 결정적 장면에서 몇 번 나온다. 따지자면 그는 이 말의 원조도 아니다. 그런데도 원조로 만들어 버린다.
라이언 고슬링이 드라이브라는 영화에서도 액션을 했다는데 나는 못 봤다. 노트북과 라라 랜드에서 그레이맨으로 넘어온 셈이다.
그래서 그의 액션에 놀랐다. 멋있는데 본인은 그 멋짐을 모르는 거 같을 때 폭발적으로 멋지지 않나, 라이언 고슬링이 딱 그랬다.
넷플이 한참 말도 탈도 많았는데 그래도 본전은 뽑는다. 우영우와 환혼을 매주 내어주고 이런 영화도 안방에서 보게 해 주니 말이다. 이 액션이 겨울에 나왔으면 안 어울릴 거 같으니 그레이맨은 너무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