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나를 돌아보며

#영양사 #성장일기

by 송 미정

내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들고 싶었다. '내 이야기 담기' 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들어 신나게 글을 썼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갈수록 글쓰기가 곤욕으로 변했다.남이 차려주는 밥이 가장 맛있고 남이 운전해주는 차가 편하고 남이 쓴 책이 제일 재밌다.

첫째 주 글쓰기는 신났고, 둘째 주 글쓰기는 재밌었고, 셋째 주 주 글쓰기는 멘붕이 왔고,넷째 주 글쓰기는 포기하고 싶었다. 글을 수정해 가면서 내 글이 산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도대체 뭔지, 나도 알 수 없는 글이 되는 것 같아 완성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머리 많이 쥐어 뜾을때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해내는 내가 보고 싶었다.

다섯째 주 되니 아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워드에서만 존재하던 나의 글이 실제 책으로 나온다고 하니 실감이 안 난다. 상업적으로 출판 되는것되는 것도 아닌데 떨리기 까지 한다.

에세이를 좋아하지만 쉽게 읽히는 책을 보면 책 산게 아깝다고 느꼈던 적이 있다. 이 정도는 누구나 쓸 수 있는거 아닌가 하면서, 가치가 있는 책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이번 글쓰기 모임을 계기로, 그것이 얼마나 큰 오만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허투루 쓰여 나오는 책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 대해, 나의 직업에 대해 살면서 이렇게 길게 써본적이 한 번도 없었다. 글을 쓰면서 나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좋았던 일보다는 억울하고 화났던 일들이 더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그동안 나와 함께 일했던 조리사님들의 이름도 얼굴도 다시 떠올리면서 '맞어 나 이랬지, 그때 참 너무 정말 고마웠지.' 하면서을 눈물 훔치며 쓴 글도 있다. 인생은 역시 혼자 살 수 없는 것이다.

영양사로 근무하게 18년이 되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일하면서 힘든 일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주저앉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박수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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