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제주, 걷기 여행

마지막 - 결국 걷기 위한 결심을 위해 걸었다.

by 백구



마지막 날의 제주, 아침에 새소리에 자연스레 일어났다. 깨끗한 공기 속에서 숙면을 취해서 그런지 정말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기상 후에 느끼는 개운함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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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보니, 코토우라 주인집 식구들은 집 앞의 잡초를 뽑고 있었다. 평화로운 아침 풍경... 몸을 좀 더 뒤척이다가 조식을 먹으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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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30614.jpg 미키마우스 당근이 있는 귀여운 조식

약간은 두꺼운 토스트와 샐러드와 과일들 그리고 플레인 요거트, 주스 또는 커피로 간단하지만 주인아저씨의 센스가 보인다.






정돈되고 깔끔한 분위기에서 조식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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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오면서, 코토우라 가족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 올 때는 꼭 밥 먹으면서라도 몇 마디 나눠보고 싶다.





전날 김영갑 갤러리에서 봤던 다랑쉬 오름을 오르기로 했다. 어제 갤러리에서 봤던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수년간 김영갑 작가가 올랐던, 제주의 오름 중 제일 높은 그 다랑쉬 오름을 올라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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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이 애매해서 택시를 타고 오름 입구까지 왔고, 배낭을 안내소에 맡기고 40분 정도 걸어 올라갔다. 오름이라 얕봤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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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꼭대기 까지 올라왔고 안개가 껴서 멀리까지 보이진 않지만 그건 그것대로 운치가 있다. 내려가기 전 숨좀 돌릴 겸 오름 정상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다랑쉬를 걸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많이 걸어본 적이 있던가?







_DSF1086.jpg 다랑쉬 중턱에서 보이는 용눈이 오름

올레길을 걷기 전 제일 많이 걸었던 것은 군대에서이다. 40km, 20-30kg의 짐을 지고 아무 생각 없이 고통만을 느끼며 걷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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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행군보다 길었지만 걷는 내내 행복했다. 제주도라는 곳의 다양한 풍경과 먹거리들 재미 난 사람들과 똥개들... 내가 힘들 때 쉬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걷고 싶을 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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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들과 함께 아쉬움이 몰려왔다. 좀 더 걷고 싶었다. 100km라도 좋으니 맘껏 돌아다녀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 믿음은 더 확실해졌다. 내년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도 정말 행복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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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같이 떠나는 사람을 더 깊이 알고 앞으로의 인생을 미리 체험해보기 위해서 항상 바빴던 생활에 잠시 씨에스타를 위해 ,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고, 끝없는 길만 있는 산티아고로 떠나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