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은 상징의 세계에서는 부차적이다.
빨강이나 노랑이 강한 정체성을 드러낸다면
주황은 그 사이에서
양쪽의 대립을 연결하면서
미묘한 조화와 섞임을 만들어 낸다.
20세기 색채의 마술가라 불리는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는
주황이 지닌 연접의 흥겨움에 착안하여
'노랑-주황-빨강'의 색조로
진정한 삶의 기쁨을 표현한 적이 있다.
사실 주황은 변화의 색이다.
새빨갛다거나 샛노랗다는 말은 있어도 주황의 농도를 달리 표시하는 말은 없다.
그 이유가 주황은 항상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의 마음이 단박에 어떤 상태로 바뀌지 않듯이,
주황은 빨강과 노랑사이를 항상 유동한다.
오늘 여의도에서는
대통령도 야당대표도 여야 정치인들 모두
양보와 타협 없이 최악의 상황까지 밀어붙이는 치킨게임처럼,
극단적 정쟁으로 사려분별(思慮分別)도 못하는
그들은 선글라스로 가린 맹인의 무감함처럼
주황색의 절묘한 조화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데
왜 모를까.
왜 모르는 척을 하고 있을까.
아니 왜 모르려 하고 있을까.
정쟁 420mmX135mm, Line Drawing on Paper(Croquis Book),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