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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Dec 18. 2023

버핏의 투자 동반자

찰리 멍거, 큰 별이 지다...


일주일 전, 우리 왕할머니가 92세의 나이로 돌아가셨고 이틀 전 찰리 멍거가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찰리 멍거는 오랜 시간 워런 버핏의 오른팔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으로 일했다. 멍거는 워런 버핏의 2인자 역할이라는 말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멍거를 버핏의 2인자로 부르는 것은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것이다. 투자에 대한 통찰력과 삶에 대한 지혜는 그 누구와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멍거는 1924년 1월 1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1931년 7살의 멍거와 한 소녀는 오마하에 위치한 놀이터에서 사이좋게 놀고 있었다. 평화로움도 잠시, 미친개가 아이들을 향해 돌진했다. 미친개는 멍거와 놀고 있는 소녀를 물었고 소녀는 광견병에 걸려 사망을 한다.


찰리 멍거는 별세하기 1달 전, 기자에게 질문을 받는다.


"자신의 성공을 오로지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멍거는 퉁명스럽게 "그런 생각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고 말하며 설명을 덧붙였다.


"그 빌어먹을 개는 내 바로 옆에 있던 소녀를 물었어요. 그 소녀는 나한테서 3인치도 안 떨어져 있었어요. 나는 평생 궁금했어요. 왜 그 미친개는 나 대신 그 소녀를 물었을까... 내가 살고 그녀가 죽은 것은 단순히 행운이었습니다."


19살 멍거는 미육군항공단에 입대하여 3년간 복무한 후 1946년 제대한 후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을 진학해 1948년에 변호사 자격을 얻는다. 졸업 후, 멍거 톨스 앤 올슨(Munger Tolles & Olson)에서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1959년, 멍거는 오마하에서 열린 저녁 파티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한다. 워런 버핏은 멍거의 통찰력에 감명 받았고 법보다 투자를 잘 할 것 같으니 같이 투자해보자는 제안을 날렸다.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의 서로 다른 투자 스타일이 서로를 보완했다. 멍거를 만나기 전 버핏은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가치가 오르면 매각하는 "담배꽁초식 투자"를 했다. 위대한 기업은 저평가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멍거를 만나고 버핏은 위대한 투자자가 될 수 있었다. 멍거는 버핏에게 위대한 기업을 적절한 가격에 매입하여 장기 투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버핏은 "멍거는 벤저민 그레이엄이 가르쳐 준 대로만 하지 말라고 방향을 제시했으며 내가 그레이엄의 제한적 견해에서 벗어나게 해줬다”라고 말했다. 버핏과 멍거는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버크셔 해서웨이의 "가치 투자" 방법을 만들었다.


버핏은 멍거를 "No Man"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버핏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마다 반대를 해서 만든 별명이라고 한다. 버핏(기술 투자 지양)과 멍거(기술 투자 선호)의 투자 스타일은 차이가 있었지만 투자의 기본 철학을 공유했기에 수십 년 동안 한 배를 탈 수 있었다.  


버핏과 멍거는 1964년 시가총액 130억원이었던 직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하여 2023년 11월 기준 1,000조가 넘는 투자회사로 만들었다.


멍거는 투자 외에도 인생과 성공에 대해 깊은 통찰력이 있었다. 멍거는 공자의 가르침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유용하다"고 말했다. 멍거는 2019년 인터뷰에서 "내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성공한 이유는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잘 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오랫동안 조사하고 고민해서 만든 아이디어를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멍거는 3.3조 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에 가치를 두었다. 많은 부유한 사람들이 구멍 난 내면을 돈으로 채우고 하지만 멍거는 내면의 구멍을 돈으로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75달러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다녔으며 가족과 친구와 평범한 장소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며 내면을 채웠다.


멍거는 독서광이었다. 그의 자식들은 멍거를 두 발이 달린 걸어 다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멍거는 매년 수십 권의 책을 읽었다. 멍거는 사망하기 직전까지 독서를 하고 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 전, 98살의 멍거에게 기자는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질문했다. 멍거는 "내가 일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일을 멈출 것이다. 나는 단지 유용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나도 단지 유용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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