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뷔린토스
스페인의 디에고가 먼저 침묵을 깼다. 그는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이내 사람들에게 제안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옷을 벗어 긴 끈을 만들어보자."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상황이 너무도 이상해 그 말을 따르기로 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옷을 벗어 긴 끈을 만들었다. 디에고는 그 끈을 손에 들고 한 마리의 말에게 다가갔다. 끈을 말의 목에 조심스럽게 걸고, 함께 힘을 합쳐 그것을 바닥으로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말은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매우 가벼웠다. 사람들은 이 말이 실재하는 생물이 아닌, 마치 풍선처럼 가벼운 물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굉장히 가볍군. 풍선인 것 같아." 디에고가 말하며, 다른 사람들도 말의 가벼움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 순간, 방 전체가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 벽과 바닥이 흔들리고, 사람들은 균형을 잡느라 비틀거렸다. 진동은 점점 강해졌고, 마침내 방의 천장 한 끝에서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물줄기는 처음에는 작은 폭포처럼 쏟아졌지만, 이내 방 전체를 채울 정도로 빠르게 차올랐다.
사람들은 물이 순식간에 발목, 허리, 가슴까지 차오르자 당황하며 허우적댔다. 방은 곧 거대한 물탱크로 변했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다. 그러나 디에고는 침착했다. 그는 빠르게 자신이 바닥으로 끌어내린 말을 향해 헤엄쳤다. 그가 말 위에 올라타자, 큰 소리로 외쳤다.
"이 말이 튜브야! 조금만 참아. 물이 우리를 천장까지 올려주면 튜브에 올라타서 살 수 있어!"
사람들은 디에고의 말을 듣고 그를 따라 말들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물은 점점 더 빠르게 차오르고, 사람들은 점점 더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물이 천장에 닿을 때까지, 방은 거친 해일과 같은 혼란 속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서로 밀치고,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마침내 다음 문이 열리며 방의 물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물살에 떠밀려 다음 방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의 몸은 지친 듯 축 늘어졌고, 물에 젖은 채로 방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나 그들 중 일부는 일어나지 못했다. 죽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곳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동안 말을 잃었다. 그들은 모두 공포와 피로에 찬 얼굴로 물에 떠다니던 흰색 말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았다. 그것은 단순한 풍선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제야 그것이 생명을 건 시험이었음을 깨달았다. 죽음과 생존의 경계에서, 그들은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그들이 목격한 것은 이 신전이 제시하는 무시무시한 힘의 단편일 뿐이었다.
작가의 말
이 신전에서 살아남았지만, 그 경험은 단순히 한 번의 시험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