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부 2화

하라버지

by MIHI

리진강은 무겁게 집으로 돌아왔다. 몸은 지치고,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있을까? 그는 자신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박복철의 압박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고, 그의 마음속에는 불안과 공포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집 앞에 다다르자, 문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서명호였다. 그 노인은 여전히 여유로운 얼굴로 서서 리진강을 기다리고 있었다. 리진강은 그를 보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명호 동무, 무슨 일로 여기에 있소?"


서명호는 담배를 한 모금 빨고는 천천히 대답했다. "진강 동무, 오늘도 보안서에서 조사를 받은 모양이구먼. 자네 얼굴에 그 피로감이 역력하네."


리진강은 피곤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이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소. 아무리 부정해도 박복철은 나를 끝까지 몰아세우고 있소."


서명호는 조용히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 "세상은 원래 그런 법일세. 무지와 화로 가득 차 있지.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면서도 쉽게 화를 내고, 그 화가 문제의 화근이 되곤 하지."


리진강은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서명호는 늘 이렇게 엉뚱한 말을 하면서도, 묘하게 위안이 되는 말을 던져주곤 했다. 그러나 오늘따라 그의 말은 이상하게도 가슴 깊숙이 다가왔다. 무지와 화가 문제의 시작이라니…


"무지와 화..." 리진강은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막을 수 있겠소? 사람들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그 의심이 화를 만들어내는 걸 내가 어떻게 막을 수 있겠소?"


서명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걸 막는 건 어렵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을 찾는 것일세. 자네는 지금 이 상황에서 흔들리고 있지만, 결국 그 흔들림 속에서도 자네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걸세."


그때 리진강은 서명호의 바지 주머니에 난 구멍을 우연히 발견했다. 허름한 바지에서 천이 해어져 주머니 안이 훤히 보였다. 그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서명호 동지, 바지 주머니에 구멍이 났소."


서명호는 리진강의 말을 듣고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이거 참 부끄럽구만. 오래된 바지라 그런 것 같소. 난 원래 검소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이오. 필요 없는 건 사지 않고, 가능한 한 오래 쓰는 편이지. 나 같은 사람에겐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옷이오."


리진강은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서명호의 검소함은 겉으로 보기엔 작고 사소한 것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그의 삶의 철학은 깊어 보였다. 검소하게 산다는 것은 그저 물건을 아끼는 것만이 아니구나. 그것은 자기 자신을 아끼는 삶의 방식일 수도 있겠군. 그는 서명호의 말에서 묘한 감화를 받았다.


"검소하게 산다는 게 이런 것이구만." 리진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서명호 동무의 말 속에서 배울 점이 많소."


서명호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사람은 스스로를 위해 살기도 해야 하지만, 검소하게 산다는 건 세상과 자기 자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지. 자네도 그 균형을 찾게 될 걸세. 지금은 그저 그 과정에 있을 뿐이오."


리진강은 그의 말을 깊이 새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복잡한 세상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결국 스스로를 다스리고 검소하게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


리진강은 서명호와의 대화에서 묘한 위안을 찾습니다.

서명호의 검소한 삶의 방식은 겉으로는 사소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깊은 철학은 리진강에게 새로운 시선을 열어줍니다.


우리는 때로 삶의 혼란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찾지 못하지만,

서명호처럼 작은 것에서 균형과 평안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