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여행기 - 중편집 미히버시티(MIHIVERSITY) 수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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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에 가니 매표소에서 흰 천으로 된 주머니 두 개를 내밀었다.
신발에 덧씌워야 하는 거라고 했다.
타지마할에서는 밖에서 신은 신발 차림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라며.
타지마할은 아름다웠다.
기하학적으로 대칭인 거대한 무덤 아래에서
나는 벅차기도 하면서, 허상하기까지 한 기묘한 감상에 빠져들었다.
그 때, 한 남자가 다가와 설명을 시작했다.
“타지마할은 무굴 제국의 황제 샤자한이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 뭄타즈 마할을 기리기 위해 만든 건축물이지요.
보는 각도에 따라 어쩔 때는 순백빛의 달의 표면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홍빛으로 보이기도 한답니다.”
그는 나에게 괜찮은 사진 스팟을 알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타지마할을 손 위에 올려둔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그 이후 그는 나를 다른 스팟에도 데려갔다.
그는 내게 손을 머리에 대고 몸을 기울여보라고 했다.
“이 곳에서는 타지마할에 몸을 기댄 모습을 연출할 수 있죠.”
다른 곳에서, 그는 나를 쭈그려앉게 했다.
그러곤 자신의 몸도 쭈그렸다.
타지마할에 있는 벤치 아래로, 내 휴대폰을 가져간다음,
내게 신중히 표정을 고르라고 했다.
카메라 촬영음이 울렸다.
‘찰칵’
뒤이어 확인해본 사진 속에서는 벤치 아래 가교의 곡선 아래 내가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어때요?”
그가 한껏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사진의 프레임이 마치 왕궁같죠?”
뒤이어 그는 손을 내밀었다.
자신이 투어 가이드를 자청했으니,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결국 그 인도인 남자에게 루피를 건냈다.
작가의 말
때론 여행지의 아름다움 속에서도 우리는 예상치 못한 거래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 순간들조차도 결국 여행의 일부가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