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여전히 따사롭다
삶이 버거워졌을 때
친구로 만들어도 괜찮은 분이라고
동생은 명함을 건넨다
전화 걸어 만나자고 했다
삼십오 년을 공유 共有할 줄 모르고
생각 없이 만나면 우리는 늘 술 마시고 헤어졌다.
술 마시고 헤어지는 시간들이 반복되는 게
우정이라 믿었다
친구 어머님의 부고를 접하고 울산으로 달려갔다
무거동 자택에서 장례를 치르면서
왜 그렇게 모기가 물어뜯는지
옆에 있어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 우리는 만나면
술을 먹기 위해 음식을 조절하고
무한대의 하루를 만들기 위해 안달했던
순간들을 셀 수가 없다
아버지 49재 때
하얀 눈이 세상을 덮어버린 인천 용화사절 앞에 친구가 먼저 도착한
모습 보고 졌구나 싶었다.
나이 드니
돈의 힘은 떨어지지만
만나면 여전히 따사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