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除隊의 변 辯
훈련소 가는 날
새벽 4시 02분
이름 없는 여관방에 몸이나 녹일까 들어갔어
세상 처음 닿는 전주의 지방색이
서먹거리는데
주인아주머니의 사투리에 울음이 터졌어
정말 무어라 딱히 말하기 힘든 울음이었지
5302부대 정문에서 줄곧 옆에 있던
허 씨가 보이지 않았어
그 순간부터 나와의 긴 싸움이 시작되었지
어린 왕자의 꽃에 대한 애착 愛着처럼
내가 공들인 시간과 순수 純粹를 실험했지
3년이란 시간이
의혹 疑惑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오히려 보고 싶은 마음보다
존재 자체가 힘들었어
전주 호성동 훈련소에서
하늘을 보면서 그랬지
삼 년 후에 보자고
아무리 얼차려 돌려봐라
내 머리는 과거 한 부분과 미래를 꿈꾸고 있을 테니까
오리걸음으로 PRI교장을 돈 거나
물구나무를 서거나
모두 사제를 군용품으로 만드는 시작이었지
훈련소에서 건성으로 대했던
자유라는 개념을 강조한
카를 필리프 모리츠가 떠올랐어
작가의 힘을 그때서야 느꼈지
나를 바꿀 수 없어 일기를 시작했어
아무리 동질성의 제복이고 군인일지라도
나는 나야!
PX 편지지 두 권 사다 바늘로 꿰매고
금지된 병영일기를 강행했지
그때 고민했던
순간의 기록들이
삶의 근간 根幹을 이룬
소중한 시 詩로 만들어지니
참 다행이라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