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며 음악을 들으며 혼자서 간혹 울 때가 있다.
음악, 문학, 무용, 연극 - 모두 다 사람을 울리는데 미술은 그렇지가 않다.
울리는 미술은 못할 것인가"
- 1968년 1월 26일 작가의 일기 중에서-
작가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당신의 작품을 보고 눈물이 났다고, 당신은 울리는 미술을 하셨다고....
수많은 네모 속 점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는 당신의 푸른 그림을 보고
나는 내가 잡고 있는 혹은 이미 놓쳐버린 인연들이 떠올랐다고...
저렇게 많은 존재들 사이 작고작은 우리가 어찌어찌해서 만나게 되었고, 또 언젠가는 어찌어찌해서 헤어지는 순간이 오겠구나.
작고작은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세상과 세월의 틈바구니에서 지금 잡은 손을 놓치게 된다면 다시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겠구나.
작고작은 나와 나의 사람이 이렇게 눈물나게 만났구나.
그래서 언젠가는 눈물나게 헤어질 수도 있겠구나.
그것은 내가 진정 어찌할 수 없겠구나.
그렇기에 지금 나와 나의 사람에게 주어진 계절을 참 잘 살아야겠구나.
그렇게 잠시 그림을 보면서 나는 눈물이 났다.
2019년 1월 29일 화요일
김해문화의 전당 윤슬미술관, <김환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