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많은 곳 중에서 하필이면 아스팔트 가장자리나 그 틈을 비집고 자라는 풀들이 눈에 들어오는 날이 있다.
기어이 꽃까지 피어서 뜨거운 여름 햇볕을 온몸으로 다 받아내고 있는 걸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그 앞에 앉아 본다.
너는 어쩌다 여기에 뿌리를 내렸니?
왜 이렇게 힘든 곳에서 견디고 있니?
꽃까지 피우느라 혼자서 많이도 애썼겠구나.
너 참 대견하고 예쁘다.
그런데 나는 너처럼 그렇게 애쓰고 싶지 않아.
대견하고 싶지 않아.
목울대로 울컥 차오르려는 걸 누르고 가던 길을 재촉한다.
이게 미안함인지 서글픔인지 답답함인지 부끄러움인지 나는 잘 모르고 싶다.
이왕이면 당신도 나도 무난 무난한 곳에서 꽃 피우길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