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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경달다 Jul 15. 2021

지금도 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지금도 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맥락이 왜곡되지 않으려면 앞에 문장이 하나 더 들어가야 한다.

"어린이는 나중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나는 자꾸 앞 문장을 제외한 뒷문장 둘에 눈이 가고 마음이 간다.

"지금도 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 된 지도 한참이나 지난 내가

나에게 말해주고 싶은가 보다.

어른도 어린이만큼 느릴 수 있다고, 그래서 더 당황하고 허둥댈 수 있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너무 창피하고 도망가고 싶을 수 있다고, 나이도 많은데 어디 가서 징징대지도 못하고 혼자 꽁꽁 앓을 수 있다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기가 몇 배로 힘들 수 있다고, 밥벌이가 무섭고 사람이 더 무서울 수 있다고,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고

그러니 어른이라는 이름 뒤에서 혼자 아프지 말라고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며

내가 나를 놓지 않는다면 지금도 할 수 있다고

내가 나에게

내가 당신에게

어른이 어른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라고......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고 내 마음대로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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