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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된 나의 프랑스 삶

by 글쓰는 디자이너

2주 전에 프랑스로 이주했다.


이제 상하이도 한국도 나의 집이 아니다. 프랑스가 나의 집이 되었다. 2달 혹은 3달을 머문 적이 있어서 아직은 이곳으로 이주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3달 지나봐야 진짜 내가 이곳으로 이주했구나 실감이 날 것 같다. 아직도 마음속에는 두 달 뒤에 상하이로 돌아갈 것 같다.


프랑스어를 한국에서 5개월 배웠음에도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 건 왜일까?

머리로 아는 것을 입 밖으로 내어서 소리로 듣고 말해야 진짜 내 것이 되는 데, 머릿속으로 '이거 알아'하고 생각만 하고 넘어가면 절대 입으로 나오지 않는다.

언어는 무조건 입 밖으로 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 실생활에서 단어 하나라도 말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깨닫고 입으로 소리 내기로 했다.


시어머니 사촌이 선생님으로 계신 어학당을 다니게 되었다. 물론 기초반이다. 10명의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도 나의 수준이다. 그래서 마음이 놓인다. 틀려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이럴 때 맘 편히 계속 말해야 한다.

마음속으로 '이반에서 제일 잘하는 학생이 되어야지' 결심했다. 첫날 복습한 숫자도 머릿속으로 외우고 입으로 말하는 연습도 했다.

프랑스 사람들이 대화 속에서 말하는 숫자는 안 들린다. 숫자 뒤에 시간, 나이가 오면 발음이 조금 틀려져서 머릿속으로 생각하다 보면 그다음 대화를 놓친다 아직은 숫자를 생각하고 말하기 때문에 바로 입에서 안 나온다. 구구단 외우듯이 그냥 툭 치면 툭하고 나오게 연습을 해야겠다.


나의 프랑스 생활은 단조롭다.


이제 겨우 아이의 방학이 끝났다. 그리고 오늘 어학원을 2번째 가는 날이다. 어학원 가는 것이 아직은 일상이 되지는 않았다. 시골이기 때문에 어디 쇼핑하는 곳도 없고, 슈퍼도 1주일에 한번 간다. 어쩌다 보니 집순이가 되었다. 일정한 스케줄은 매일 아이와 바닷가 주변을 자전거 타기 정도이다.


이제 어학당도 다니니, 그곳에서 사람들을 사귀어볼까 한다.


2주 된 아직은 새내기 같은 프랑스 생활! 나의 프랑스 캠퍼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좋은 일도 많이 적당한 시련도 가끔은 있고, 재밌는 일도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좋은 프랑스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나의 삶이 수다스럽게 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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