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인천일보 기고입니다.)
최근 부평구 A 장애전담어린이집에서 학대 사건이 발생하였다. 가해 교사는 장애아동에게 입에 빵을 밀어 넣고, 뺨을 수차례 때리는 것이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고, 관련 사건은 현재 수사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A 어린이집만이 문제일까?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하였지만, 해당 어린이집에 다니는 부모들은 학대 사건으로 인하여 어린이집이 폐쇄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전언이다. 이 어린이집이 아니면, 갈 데가 없는 것이 현재 장애영유아가 처해있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씁쓸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이하 장애인교육법)’이 제정되었다. 장애인교육법은 장애영유아의 교육을 의무교육으로 명시하였다. 장애학생의 경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명시하였고, 생애주기별 교육지원을 국가와 지역교육청의 책무로 명시하였다. 이렇게 강력하게 책무성을 명시한 이유는 그만큼 장애인 교육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법 시행 12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여전히 장애영유아는 갈 곳이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장애영유아와 관련하여 문제점이 무엇이고, 해당 아동들은 어디서, 어떻게 교육을 받는지 조차 모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통계를 살펴보자. 인천시 장애인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만6세 이하 장애영유는 829명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 특수교육을 받는 장애영유아는 298명으로 36%에 불과하다. 학령기 장애인등록인수와 특수교육대상자수의 비율이 평 106%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특수교육대상자란 장애인교육법에 따른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장애인등록증이 없어도 학교에서는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어 특별한 교육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장애인등록인수보다 특수교육대상자수가 더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 장애인등록인수에 비해 장애영유의 특수교육대상자수가 현저하게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은 교육기관 내 장애학생이 교육받을 수 있는 특수학급 설치비율은 915개 교육기관 중 477개로 52%이다. 그런데 유치원의 경우는 17%에 불과하다. 인천시교육청 2019년 특수학급 설치 비율은 초등학교 87%, 중학교 78%, 고등학교 64%에 비교하면 역시 현저하게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그 많은 장애영유아는 도대체 있는 것일까? 장애영유아 부모는 왜 자녀를 유치원 등 교육기관에 맡기지 않는 것일까? 어떤 문제가 있길래 장애영유아 특수교육은 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악한 것일까?
장애영유아의 실태파악의 부재와 행정기관의 무관심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인천시청과 인천시교육청은 장애영유아가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교육과 치료 등을 받는지, 누가 양육하고, 장애영유아를 양육하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지, 가족이 받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의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 결국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민간에게 떠넘기고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사자와 그 가족이 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장애영유아의 심각성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행정기관은 대안 마련은커녕 손놓고 있다는데 있다. 인천시교육청의 공립유치원은 169개이지만, 특수학급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70게에 불과하다. 초,중,고등학교에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유치원의 특수학급 설치를 늘리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특수학급 설치에 대한 반발과 교사 충원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여 필자는 장애영유아와 관련 법정 의무교육을 이행하기 위한 계획 마련을 시급하게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계획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당장이라도 실태조사에 착수하여야 한다. 그리고 장애라는 이유로 어린이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방치되고 있는 장애영유아를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을 위한 계획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없지만, 인천시교육청의 의지를 갖고 접근하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2005년.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인의 교육권 쟁취를 위해서 처절한 투쟁을 벌인바 있다. 당시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의 공동대표는 현재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다. 도성훈 교육감은 장애학생의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누구보다 노력하였다. 장애영유아의 실태를 파악하는 것, 유치원에 특수학급을 늘려가는 것은 해당 부서의 몇 몇 사람들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는 기초 자치단체의 연계와 협력이 없으면 장애영유아 실태파악은 불가능하다. 유치원의 특수학급을 현재 인천시교육청 계획보다 3-4배 이상 신증설하지 않으면 장애영유아 교육 인프라 마련은 쉽지 않다. 이 모든 것은 교육감과 교육청을 운영하는 집행부의 정치적인 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수많은 장애영유아와 가족은 갈 곳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서 교육을 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찾고 있다.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최선의 교육은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불안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할 책무성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애영유아 교육은 국가가 정한 의무교육임을 명심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