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법으로 재판해야 하나?"

- 해외 계약 분쟁의 첫 번째 물음, 2025년 대법원이 답하다

by 이상덕 변호사
"어느 나라 법으로 재판해야 하나?" — 해외 계약 분쟁의 첫 번째 물음, 2025년 대법원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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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JCL Partners 이상덕 대표변호사입니다.


한국인 투자자가 캄보디아 법인 대표와 공동사업 계약을 맺고 1억 2천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코로나로 사업이 폐업했고, 투자자는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첫 번째 관문에서 막혔습니다. "이 사건은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해야 하나?" 이 질문에 대한 원심의 답이 틀렸고, 대법원이 2025년 8월 이를 바로잡았습니다.


이것이 국제사법의 세계입니다.




국제사법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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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뉴스에서 '국제사법'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국제사법(國際私法, Private International Law)은 외국과 관련된 법률 문제에서 '어느 나라의 법을 적용할지'를 정하는 규칙의 집합입니다. 국가 간 전쟁이나 조약을 다루는 국제공법(Public International Law)과는 전혀 다르며, 개인이나 기업의 해외 거래·계약·가족관계에 관한 문제를 다룹니다.


쉽게 말하면 국제사법은 법률 세계의 GPS입니다. 목적지(분쟁 해결)는 같지만, 어떤 길(나라의 법)을 사용할지를 알려주는 것이 국제사법의 역할입니다. 한국 국제사법 제1조는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원칙과 준거법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5년 판결이 명확히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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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법원(2008년, 2004다26454 판결 등)은 "국제사법을 적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준거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기준은 다소 모호했습니다. 합리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5년 8월 14일 대법원(2025다212297 판결)은 이 기준을 더 명확하게 발전시켰습니다.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제사법의 규정을 적용하여 준거법을 정하여야 한다." 이제 합리성 여부를 별도로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외국적 요소만 있으면 국제사법을 적용해 준거법을 먼저 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외국적 요소'는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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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에서 원고·피고 모두 한국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외국적 요소가 있다고 봤을까요? 피고는 캄보디아 법률에 따라 설립된 회사의 대표였고, 사업 자체가 캄보디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었으며, 계약서에 캄보디아 법을 준거법으로 명시했습니다. 외국적 요소란 반드시 당사자가 외국인이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지, 법인 설립지, 계약서 내용 등에 외국과 관련된 요소가 있으면 충분합니다.




당사자 자치 — 원하는 나라 법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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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거법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규칙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 바로 '당사자 자치의 원칙'입니다. 국제사법 제45조(구법 제25조)는 "당사자는 계약의 준거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즉, 계약서에 준거법을 캄보디아 법으로 정했다면, 법원도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의 원심은 명확한 준거법 결정 과정 없이 한국 민법의 동업계약 해제 법리를 적용해 원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잘못된 판결로 보고, 캄보디아 법의 내용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준거법을 선택한 당사자의 의사와 국제사법의 원칙을 법원이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 판결이 실생활에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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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 외국 법인과의 계약, 해외 부동산 투자 등 국경을 넘는 법률 문제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이런 문제를 다루는 법원이 준거법 결정을 얼마나 엄격하게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동시에 당사자 입장에서는 계약서에 준거법 조항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나중의 소송 결과를 결정지을 수 있다 점을 재확인시켜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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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제사법과 국제공법은 어떻게 다른가요?

A. 국제공법(Public International Law)은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조약, 전쟁, 외교 등)를 다룹니다. 반면 국제사법(Private International Law)은 개인이나 기업이 국경을 넘어 맺는 계약, 가족관계, 재산 문제 등을 다룹니다. 일반 시민의 해외 거래·분쟁과 직접 관련된 것은 국제사법입니다.


Q.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에서 당사자가 준거법을 주장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법원이 직권으로 준거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당사자가 준거법에 대해 아무 주장을 하지 않더라도,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이라면 법원은 스스로 국제사법을 적용해 준거법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당사자가 선택한 준거법을 법원이 무시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당사자 합의를 법원은 존중해야 합니다. 다만 선택된 준거법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 질서에 명백히 위반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적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국제사법 제23조). 그러나 이 예외는 매우 좁게 해석됩니다.


Q. 이번 판결 이후 실무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나요?

A. 하급 법원이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에서 준거법 결정 여부를 더욱 명확히 판결문에 밝혀야 하고, 외국법 내용 조사를 생략하면 파기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 실무적으로 더욱 강조됩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도 준거법 주장을 소송 초기부터 명확히 제기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해외 사업 관련 계약이나 분쟁에서 준거법 문제가 발생했다면, 국제사법 전문가와 함께 전략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위 내용은 의뢰인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하여 일부 각색한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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