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손그림 - 준비

내 소중한 682엔과 크로키북

by 도쿄나무

북클럽에서 선생님을 모시고 드로잉 클래스를 연다고 하여 홀린 듯이 손을 들었다. 나름 미술관 가길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왜일까 직접 그리기는 아직 시도해 본 적이 없다.

클래스 일주일 전 선생님이 4B연필과 드로잉북을 준비해 달라고 했을 때 생각 없이 "네!"라고 답장을 보내놨었다. 그런데 수업 하루 전 문구점 가는 길에 내가 '드로잉북'이란 물건을 실제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알고 있는 한에서 "드로잉북이 스케치북인가요?"라고 물어봤다. 왜인지 '음 꽤나 좋은 질문이었다'라고 자찬했다.


바로 "크기는 A4정도에 그램수가 나온다면 90~100그램입니다. 보통 드로잉북이라고 표지에 적혀있습니다!"라는 답장을 받았다.


적혀있다면서요 선생님. 우리 동네엔 52.3g/m²("?") 크로키북 밖에 없는걸요. 사실 이걸 크로키라고 읽는 게 맞는지도 확실치 않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결제를 한 뒤에 "가장 미대생느낌 나는 걸로 샀습니다! 잘 샀다고 해주세요 영수증 버렸으니까요!"라고 크로키북 사진과 함께 보냈다. 잘 샀다고 칭찬받았다.


준비란 일단 몸을 던지고 일어나서 내가 어디에 떨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680엔이면 맥도날드 런치세트 정도는 시킬 수 있는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