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조용필 님의 KBS 콘서트 “이 순간을 영원히”를 보다가, 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소리 내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울음에 아이들과 나, 모두 놀라 눈을 마주쳤다.
“아빠랑 다퉜어요?” “내가 뭘 서운하게 했나?” “아니, 그냥 눈물이 나서..”ᆢ 사실 나 역시도, 음악 속에 빠져 심쿵하고 있었다. 아내는 원래 조용필 님의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
젊은 시절부터 팬이었던 아내가, 아마도 그 시절의 추억과 그리움, 아련한 감정이 노래를 통해 되살아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때 흘러나오던 곡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었다.
“바람 소리처럼 멀리 사라져 간 인생길, 우린 무슨 사랑 어떤 사랑을 했나. ᆢ어제도 오늘도 나는 울었네. 어제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버린 것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남은 것은 무엇인가. 어떤 날은 웃고 어떤 날은 울고, 어떤 꽃은 피고 어떤 꽃은 지고 있네. ᆢ여기 길 떠나는 저기 방황하는 사람아, 우린 모두 같이 떠나가고 있구나..."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을 두드렸다. 지나온 날들을 되짚게 하고, 오늘을 돌아보게 했다. 그날 아내의 눈물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삶을 더 깊이 바라보게 해 준 소중한 선물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