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요즘 날씨는 변화무쌍이다. 따스한 봄날을 기대했지만 겨울이 다시 돌아온 듯한 날이 있고, 갑작스럽게 한여름 같은 뜨거움이 느껴지는 날도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는 몸과 마음마저 움츠러들게 한다.
집 앞, 안산 자락길을 찾았다. 차갑고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뭇가지마다 온통 연둣빛 새싹들의 향연이다. 벚나무들은 하얀 눈꽃송이를 휘날리고, 산등성이에는 진달래가 화사한 분홍빛 미소로 포근하게 맞아주는 듯하다.
봄날 자락길은 언제나 생명이 살아 숨 쉰다. 어제 다르고 오늘 또 다르다. 날마다 새롭게 조금씩 변화해 간다. 파릇파릇 새싹들의 생동감 넘치는 기운으로 가득하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니 발걸음은 가벼워지고, 마음속 응어리까지 풀리는 듯하다. 어느새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평온함이 찾아온다. 나도 모르게 시인이 된다.
"자락길에서 천국의 풍경을 맞이하고, 천국의 소리를 듣는다. 산들바람에 흩날리는 꽃과 나무들, 솔향 짙게 베인 소나무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따뜻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건넨다. 찌찌직 삐그삐그 울어대는 새들과 함께 노래를 한다. 좋아라. 좋아라. 행복하여라"
집 앞뜰에는 작년에 심었던 작약 새싹들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며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동네 어귀에도 수선화, 황매화, 철쭉, 백련, 그리고 제비꽃들이 환한 얼굴로 반갑게 맞아준다.
봄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따뜻한 위로와 새로운 생명의 에너지를 건네준다. 누군가에게 봄날 새싹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